경제 · 금융 공기업

[시그널] 서울 VS 전주...공제회-국민연금 인력확보 갈랐다

국민연금 직원 대거 이탈에

기금운용직 내부 육성 추진

교직원공제회·행정공제회는

외부 전문가 수혈 인력 강화




결국 서울에 있느냐, 그렇지 않느냐가 연기금·공제회의 인력확보를 갈랐다. 전주 이전 후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는 국민연금은 고육지책으로 자체 인력 육성으로 선회한 반면 교직원공제회·행정공제회 등은 외부인재 보강으로 인력을 강화하고 있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기금운용 전문인력을 직접 양성하는 내용의 법안이 이날부터 시행된다. 국민연금법 제27조의 3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기금운용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교육·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하거나 국내외 교육기관·연구소 등에 교육훈련을 위탁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국민연금은 기금운용직원을 주로 경력채용을 통해 외부에서 충원해왔다.

국민연금이 기금운용 인력을 직접 양성하게 된 데는 기금본부를 전주로 이전하면서다. 증권사로의 이탈을 막지 못했다. 우수한 인력을 유치하기 위해 운용직 직원에 한해 ‘인재유치장려금’ 등을 지급하는 등의 노력도 있었지만 역부족이었다. 기금운용전략실장이 증권사로 이직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심지어 젊은 직원들은 3~4년 차 경력을 포기하면서까지 서울 소재 증권사·공제회 등에 신입사원으로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부 인력 충원도 쉽지 않다. 이런 탓에 지난 3월 말 기준 국민연금의 운용직 정원은 297명이지만 근무하는 직원은 245명에 불과하다. 국민연금은 결국 실무경력이 1년 이상 3년 미만인 사실상 신입 운용역을 일부 선발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국민연금 관계자는 “기금운용 전문인력 양성은 인력 풀이 제한적인 국내 금융시장의 현실을 감안, 인력을 양성해 금융시장에 공급하는 사회적 책임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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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공제회들은 내부 양성뿐 아니라 외부 전문가를 유치하는 방향으로 인력관리 전략을 수정했다. 내부에서 운용인력을 육성해 왔던 교직원공제회는 5년 만에 외부 전문가 채용에 나섰다. 국민연금 리서치팀장 출신인 김상훈씨를 주식운용팀장으로, 국민연금 근무경험이 있는 강지훈씨를 주식전문운용역으로 선임했다. 기업금융2팀장과 리서치전문위원역에 증권사 출신을 임명했다.

행정공제회도 주식운용팀장이 외부인사 출신이다. 과장급 대체투자 인력도 외부에서 충원했다. 경쟁률이 10대1로 지원자가 대거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행정공제회는 리스크 관리직, 변호사, 환리스크 관리직 등도 추가 채용할 계획이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허리급 운용인력들이 조직을 이탈한 상황에서 내부 인력 양성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육성된 인력들이 국민연금 경력을 기반으로 자산운용사 등으로 이직할 가능성도 높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전문 투자운용 인력의 부족은 수익률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국민연금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교직원공제회와 행정공제회는 4% 이상의 수익을 달성했다.

김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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