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불확실성 커지고 글로벌 금리 하락세...선진국 국채 매력 '쑥'

[머니+ 글로벌 포트폴리오 가이드]

하반기 자산시장 3개의 방패를 준비하자

주거·상업용 부동산 투자 호재...리츠, 증시보다 더 상승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로 안전자산 금에 대한 관심 늘어







투자자들은 올해 세계 자산시장을 살펴보면 한 가지 의문을 가질 수 있다. 과연 지금 세계 경제는 경기가 좋은 것일까 나쁜 것일까. 미국 증시는 연일 상승을 거듭해 역사적 고점을 넘어선 지 오래다. 올 상반기 S&P 500지수의 상승률 17.3%는 1997년 이후 2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증시만 좋은 것이 아니다. 실업률도 3.6%까지 하락해 베트남전 특수를 누렸던 1960년대 이후 5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에 도달했다.

그런데도 시장 전반에서는 경기 부진에 대한 경계감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 지난 18일(현지시간)에는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재앙’이 펼쳐지기 전에 선제대응이 필요하다”고 발언해 시장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과연 지금 자산시장을 어떻게 판단해야 할까. 이 어려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먼저 두 가지를 이해해야 한다. 첫 번째는 우리가 지금 보고 있는 경제지표가 후행적 데이터라는 점이다. 지표분석을 통해서 현재의 위치와 앞으로의 방향성을 예단하는 것이 가능했다면 과거 그렇게 많은 시행착오는 없었을 것이다. 현재 지표로 미래를 예측할 수 없다는 이러한 생각은 금융시장의 효율시장가설과 성격적으로 맞닿아 있다.

두 번째는 경기변동은 끊임없이 순환하며 현재는 경기확장의 마무리 국면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 한때는 시장참여자들이 합리적이기 때문에 시장의 총생산과 총수요는 항상 일치한다고 믿던 시절이 있었다. 이른바 ‘세이의 법칙’이다. 세이의 법칙이 작동하는 세계에서는 수요와 공급이 항상 균형가격으로 수렴하기 때문에 과잉생산도 없고 과잉소비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경험하다시피 실제 시장에서 경기변동은 일상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이 경기변동의 양극단을 다른 말로 버블과 공황이라 부른다. 금융당국의 정책목표가 바로 이 경기변동시 등락폭의 최소화다. 경기가 과열 조짐을 보일 때 금리를 인상함으로써 과도한 경기확장을 막고 경기가 하강할 때 금리를 인하해서 시장에 활력을 공급하고자 하는 것이다.


현 시점에서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 경기 여건은 여전히 양호하다고 보인다. 그러나 경기확장이 영원할 수 없다는 점에서 지금은 경기둔화의 갑작스런 도래를 경계해야 할 시점이다. 또 한가지 문제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지난 10년 동안 세계 경제가 너무 오래, 그리고 너무 많이 상승해왔다는 것이다. 이는 경기하강이 현실화될 때 자산시장의 변동성을 극단적으로 높이는 환경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 올 하반기 예정된 미국의 금리 인하가 다시 한 번 증시를 끌어올릴 것이라는 낙관론도 있지만 사실 이 부분은 그리 단순한 문제는 아니다. 1900년 이후 현재까지 120년 동안 미국 증시와 금리의 상관계수를 분석해보면 장기적으로 0에 수렴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는 증시와 금리 사이에 보편적인 인과관계가 존재하지는 않는다는 뜻으로, 금리가 하락할 때 증시가 오를 수도 있지만 비슷한 확률로 내릴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금리가 상승할 때도 역시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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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 올 하반기 자산시장에서 오직 불확실성만이 확실하다고 생각한다. 경기둔화가 어떤 식으로 다가올지 모호한 가운데 증시 변동성이 높아질 우려가 있고 다만 금리는 당분간 꾸준히 하방 압력을 받을 것이다. 이처럼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시장에서 투자에 나서야 하는 투자자들을 위해 3개의 방패를 제안한다. 첫 번째는 선진국 국채다. 알다시피 장기채 가격은 시장금리에 반비례한다. 세계 금리는 지난해 10월부터 하락으로 돌아섰고 올해 들어서도 하락 추세는 멈추지 않고 있다. 금리하락이 이어지면서 미국 장기채 가격은 지난 6개월 동안 9%가량 상승했다. 중요한 점은 미국의 금리인하가 이제 시작단계라는 점이다. 과거 경험으로 볼 때 한 번 시작된 금리인하는 최소 1년 이상 이어지게 된다. 내년까지도 선진국 국채 투자를 통해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의미다.

두 번째는 리츠(REITs)다. 리츠는 상업용 또는 주거용 부동산에 투자해 자산가치 상승 및 임대료 수입을 얻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향후 시장금리가 하락할 것으로 전망한다면 이는 일반적으로 부동산 투자자들에겐 호재이다. 보통 레버리지를 일으켜 투자하는 부동산 시장에서 금리하락은 비용의 감소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 상반기 증시가 급등했지만 리츠 인덱스는 증시보다도 더 큰 폭으로 상승했다. 향후에도 금리가 갑작스런 반등세로 전환하지 않는 한 리츠가 가지는 매력은 여전할 것이다.

마지막 세 번째 방패는 귀금속이다. 금리가 하락하면 수혜를 받는 또 하나의 자산이 바로 금이다. 무수익 자산인 금은 시장금리 하락으로 통화가치가 떨어질 때 상대적으로 매력이 부각되게 된다. 하반기 증시 고점에 대한 우려가 높아질 수 있다는 점도 금 가격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다. 대표적인 위험자산인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지면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게 되는 것이다.

지난주 한국은행이 3년 만에 금리인하에 나섰고 미 연준 역시 금리인하를 시작할 것이다. 금리인하가 의미하는 유동성 공급 자체는 자산시장에 호재이지만 그렇다고 그 결과가 반드시 증시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속단할 수는 없다.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시장에서 안전한 방패를 준비하길 권한다.

양사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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