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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신용마저 무더기 강등...기업 '돈 구하기' 첩첩산중

<비우량기업 자금조달 비상등>

현대차·이마트 등 잇따라 하향

조달 금리 올라 재무부담 가중

국내 주요 기업의 실적 악화로 신용등급 하향 사례가 늘고 있다. 신용등급이 떨어지면 그만큼 더 비싼 금리를 물어야 한다. 기업에 재무부담이 가중되는 악순환이 벌어지는 것이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현대자동차·현대모비스·기아자동차의 신용등급을 BBB+로 한 단계 하향했다. S&P는 SK텔레콤·SK하이닉스·LG화학·이마트의 등급 전망도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바꿨다. 무디스 역시 이마트와 KCC를 Baa2에서 최근 Baa3로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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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신용평가사도 같은 행보를 보였다.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롯데쇼핑의 신용등급을 기존 AA+에서 AA로 한 단계 강등했다. LG디스플레이도 AA에서 AA-로, 두산중공업은 BBB+에서 BBB로 낮췄다.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도 국내 주요 기업의 전망을 대거 내렸다. 상반기 신용등급이 내려간 기업은 40곳 이상인 것으로 파악된다. 신용평가사의 한 연구원은 “국내 경기가 반등할 기미가 없다”며 “국내 기업들의 실적도 악화되며 신용위험 역시 점점 커지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신용등급 하락은 결국 자금조달을 더 어렵게 만든다. 지난 19일 끝난 대한항공(003490) 회사채 수요예측에서도 일부 기관투자가는 3년물에 대해 기존 민평금리 대비 20bp(1bp=0.01%p)나 높은 금리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 금리로는 자금조달이 어렵다는 뜻이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의 신용등급 하락세에다 시장의 경계감 확대로 일부 비우량기업의 자금확보가 불투명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박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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