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스포츠 방송·연예

드라마 찍는 웹 콘텐츠, 드라마 쓸까

<웹 콘텐츠-웹툰·웹소설>

넷플릭스·티빙 등 플랫폼 업체

콘텐츠 확보 경쟁에 드라마 급증

흥행 보장 검증된 웹툰·웹소설

드라마 소재로 덩달아 인기몰이

강한 팬덤, 작품성 없으면 역풍도

OCN에서 내달 방영 예정 네이버웹툰 ‘타인은 지옥이다’. /사진제공=OCNOCN에서 내달 방영 예정 네이버웹툰 ‘타인은 지옥이다’. /사진제공=OCN



KBS2 ‘저스티스’, OCN ‘타인은 지옥이다’ 등 현재 방영 중이거나 예정인 이 드라마들의 공통점은 웹툰·웹소설이 원작이라는 점이다. 웹소설·웹툰 기반의 드라마들은 이전에도 있었지만 최근에는 방영되는 드라마 중 한 편 이상은 웹툰·웹소설이 원작일 정도로 그 수가 늘었다.

이는 넷플릭스 등 해외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업체와 푹·티빙 같은 국내 플랫폼이 콘텐츠 확보에 박차를 가하기 때문이다. 넷플릭스 외에도 HBO 맥스, NBC유니버설, 디즈니 등이 잇따라 자체 OTT 서비스를 발표했다. 그만큼 새로운 드라마 제작이 활발해지면서 국내 콘텐츠 업체들의 시장 진입 기회도 늘어났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드라마 제작 횟수가 늘어나다 보니 성공한 콘텐츠에 대한 수요도 늘어났다”고 말했다.

특히 인기 웹툰·웹소설은 스토리가 이미 대중들에게 검증됐고 시청자들의 작품 이해도가 높다는 점에서 드라마 제작사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드라마는 편당 제작비가 5억 이상은 들어가는 만큼 제작사 입장에서는 흥행이 보장된 이들 콘텐츠에 관심을 갖게 될 수밖에 없다.


하 평론가는 “특히 웹툰은 어느 정도 시각화돼 드라마로 옮기기가 수월하고, 인지도도 높아 홍보하지 않아도 팬덤이 형성돼 있다”고 평했다. 실제로 네이버웹툰의 올 1·4분기 기준 세계 월간 이용자수(MAU)는 5,500만 명에 이르며, OCN에서 8월부터 방영되는 ‘타인은 지옥이다’의 원작 웹툰은 누적 조회수 8억 뷰에 달한다. 아울러 웹소설도 로맨스나 판타지 등 한정된 장르만 아닌 다양성을 확보하고 있어 각광 받는 소재다. KBS2에서 현재 방영 중인 ‘저스티스’의 경우 동명의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승률 99.9퍼센트의 스타 변호사 이태경이 주인공인 법정 미스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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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방영 중인 네이버웹소설 원작 ‘저스티스’. /사진제공=KBSKBS 방영 중인 네이버웹소설 원작 ‘저스티스’. /사진제공=KBS


다만 이들 웹툰·웹소설을 드라마로 제작할 때 위험 요인도 있다. 팬들의 원작에 대한 기대가 크다 보니 작품성이 떨어지면 비난이 더 커질 수 있다. 팬덤이 강력할수록 반작용도 크다는 얘기다. 한 예로 2016년 방영된 ‘치즈 인 더 트랩’의 경우 인기 웹툰이었던 만큼 방영 전부터 화제가 됐다. 하지만 막상 드라마로 제작되자 주연배우들의 연기가 원작 캐릭터와 동떨어지고 후반부에 들어서는 원작파괴 수준의 각색이 지적받으면서 흥행에 실패했다.

그럼에도 웹툰·웹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들은 꾸준히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달에는 다음웹툰컴퍼니, 카카오M의 드라마 제작사 메가몬스터, KBS가 드라마 제작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다음웹툰의 지적재산(IP)을 활용한 콘텐츠가 KBS에서 매년 1편씩 앞으로 3년간 방송될 예정이다. 네이버웹툰 야옹이 작가의 ‘여신강림’은 국내 최초로 메이크업을 소재로 한 드라마로 제작될 예정이다. 김규삼 작가의 ‘쌉니다 천리마마트’는 예능드라마로 제작될 예정이다. 이 밖에도 극한 취향을 지닌 주인공들 이야기를 따뜻하게 풀어낸 웹툰 ‘좋아하는 부분’(타리), 키스하면 강아지로 변하는 저주에 걸린 여주인공을 내세운 로맨틱 판타지 웹툰 ‘오늘도 사랑스럽개’(이혜)도 드라마로 선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요즘 방송사들이 젊은층을 타깃으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어 웹소설·웹툰을 기반으로 한 드라마 제작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평했다.


김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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