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팰리세이드 몰고 환율타고 질주…현대차 영업익 30%↑

■현대차 2분기 실적

환율효과로 7분기만에 1조원 돌파

판매마진 개선…쏘나타 등도 호조

하반기 SUV 풀라인업해 美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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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의 올 2·4분기 영업이익이 신차 효과와 우호적인 환율 환경 등에 힘입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증가했다. 특히 지난 2017년 3·4분기 이후 7개 분기 만에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어서는 등 이익 회복세가 뚜렷해졌다. 하지만 세계 자동차 시장 침체로 글로벌 판매는 전년 대비 7% 이상 줄어 신차 효과에 따른 이익을 빼면 마냥 앞날을 낙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현대자동차는 22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콘퍼런스콜로 진행된 실적 발표에서 올해 2·4분기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1% 늘어난 26조9,664억원, 영업이익은 30.2% 증가한 1조2,37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경상이익은 1조3,860억원, 당기순이익은 9,933억원이었다. 이철곤 현대차(005380) IR팀장(상무)은 “무역 분쟁 등으로 어려운 여건에서도 원화 약세 등 우호적 환율 환경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신차 효과 등으로 수익성이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현대차는 2017년 3·4분기(1조2,042억원) 이후 7개 분기 만에 분기 영업이익 1조원을 회복했다.

전 세계 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SUV가 현대차의 실적을 끌어올렸다. 올 2·4분기 현대차의 전체 판매 가운데 SUV 비중은 40.1%로 지난해(34.6%)보다 크게 증가했다. 특히 국내에서 돌풍을 일으킨 대형 SUV 팰리세이드는 판매 단가도 높아 이익이 늘어나는 데 기여했다. 신형 쏘나타도 이익 개선에 일조했다.


팰리세이드는 올해 2·4분기에 국내에서만 1만3,000대가 팔렸고 수요가 넘쳐 공급량까지 늘리기로 했다. 쏘나타도 올 5월 국내 베스트셀링카에 등극한 데 이어 소형 SUV 베뉴도 5월 인도에 출시된 후 1만6,000여대가 팔리며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 팰리세이드와 베뉴는 하반기 주요 시장인 미국에도 출시돼 실적을 개선하는 데 더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올해 초 1,130원 수준이던 원·달러 환율이 2·4분기 1,190원대까지 오르면서 달러 환산 원화 이익이 증가하는 효과도 누렸다. 현대차는 지난해에 비해 판매·제품믹스 개선으로 약 4,300억원, 환율로 2,640억원의 이익 개선 효과를 봤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다는 분석이다. 2·4분기 글로벌 시장 전체 판매량은 110만4,916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3% 줄었다. 무엇보다 주요 시장 가운데 한국을 제외하면 판매 하락이 눈에 띄는 수준이다. SUV 판매가 확대되는 미국 시장조차 2·4분기 21만5,000여대를 팔아 판매량이 전년보다 4.1% 줄었다. 유럽은 14만9,000대로 판매량이 4.8% 감소했고 올해 좋은 성적을 기대했던 인도 시장은 12만7,000대로 7.7% 줄었다. 심각한 곳은 중국이다. 현대차는 중국 현지 판매량이 연간 100만대를 웃돌았는데 2017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따른 보복을 거치면서 지난해 79만대까지 줄었다. 올 2·4분기 중국 판매량은 14만1,000여대로 전년 동기 대비 35.1% 급락하며 반등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2·4분기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 판매가 개선된 권역은 한국(8.1%)과 중남미(4.7%)뿐이다. 중남미 시장은 주로 단가가 낮은 소형차 위주로 판매되는 것을 감안할 때 2·4분기 개선된 이익 대부분이 팰리세이드와 쏘나타 등 신차 효과를 본 국내 시장과 인센티브 축소 등으로 비용이 줄어든 미국 시장 덕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올 하반기는 경영환경이 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미중 무역분쟁의 여파가 커지며 전 세계 주요 중앙은행이 경기 진작을 위해 금리를 잇따라 내릴 정도로 시장 수요가 안 좋다. 현대차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글로벌 승용차 수요는 2,263만대로 지난해에 비해 6.6% 줄었다. 주요 시장인 인도(-18.3%), 중국(-8.4%) 등 신흥국은 물론 유럽(-3%), 미국(-1.5%)도 부진하다.

현대차는 극적인 판매량 확대보다는 신차 판매 확대를 통해 이익 개선에 집중하고 미래 시장인 친환경차 라인업 강화에 힘쓸 계획이다. 최병철 현대차 부사장은 “올 하반기 미국에 팰리세이드·베뉴 등을 출시해 SUV 풀라인업을 갖추고 국내는 제네시스 브랜드 첫 SUV인 GV80이 내수 시장에 출시된다”며 “이와 함께 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적기에 대응하기 위해 전동화·플랫폼 서비스 등 미래 경쟁력 강화에 더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구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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