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미중 테이블 앉지만…보이지 않는 실마리

"내주 고위급 협상 재개 가능성"

中, 대두 등 미국산 농산물 수입

美는 화웨이 일부 거래 허용 의사

합의안 법제화·관세 철회 등 이견

쟁점 많아 조기 타결 쉽지 않을 듯




미국과 중국이 ‘화웨이 제재 일부완화’와 ‘미국산 농산물 수입’을 맞교환하면서 일단 한 테이블에 앉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협상을 앞두고 화웨이의 대북제재 위반설 등 새로운 변수가 불거지면서 양국 간 무역협상 방정식은 더욱 복잡해졌다.

2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등 미국협상단 대표가 다음주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중국 측 대표인 류허 부총리와 고위급협상을 재개할 가능성이 크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번 회동이 성사되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정상회담에서 무역협상을 재개하기로 한 뒤 이뤄지는 첫 고위급 대면협상이 된다.

이번 대면협상은 서로에 대한 양국의 양보 위에 성사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대두 등 미국산 농산물 수입을 재개하기로 했고 미국은 자국 기업의 요청을 받아들이는 형식으로 화웨이에 대한 거래제한을 일부 풀기로 했다.


하지만 이번 협상에서 무역전쟁 타결의 실마리를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앞서 협상 결렬을 초래한 △무역합의안에 대한 중국의 법제화 △합의를 강제할 이행장치 마련 △기존 관세 철회 등의 사안에 대해 양국이 여전히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데다 본격 협상재개를 앞두고 양측의 대화를 어렵게 할 쟁점들이 더 늘어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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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워싱턴포스트(WP)가 중국 통신사인 화웨이가 북한의 3세대(3G) 통신망 구축을 지원했다고 보도하며 화웨이의 대북제재 위반 문제를 새롭게 제기했다. 보도대로 미국 부품을 쓰는 화웨이가 미국의 대북제재를 어기고 북한에 장비를 제공했다면 이는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공세를 한층 강화할 명분이 된다.

미국은 또 이날 이란산 원유 거래금지 규정을 위반한 혐의로 중국 국영 에너지 업체 주하이전룽에 대한 제재를 발표해 양국 관계에 긴장을 고조시켰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그들(주하이전룽)은 (이란) 원유를 받아들임으로써 미국 법을 위반했다”며 “우리는 많은 돈이 이란으로 가서 미군의 생명을 위험에 빠뜨리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대만에 22억달러 규모의 무기를 판매하기로 한 것도 중국을 자극하는 요인이다. 중국은 이에 대해 ‘하나의 중국’ 원칙 위반이라고 강력 반발하고 있다. 또 홍콩의 ‘범죄자 인도법안(송환법)’ 반대시위도 무역협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난제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홍콩 시위에 대해 “시 주석은 책임감 있게 행동했다”며 유화적인 태도를 보였지만 중국이 홍콩에서 비상사태 선포를 염두에 둔 강경책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홍콩 사태를 둘러싼 미중 간 이견이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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