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정영채 NH證 사장 '증권업계 아마존' 외친 까닭은

"고객의 니즈를 고객보다 먼저 아는 회사 돼야"

글로벌IB처럼 고객 매매·접속 빅데이터 분석

필요한 금융상품·서비스 추천 플랫폼 구축

전 영업직에 자산관리용 태블릿PC 지급 예정




“골드만삭스는 스스로를 ‘테크놀로지 회사’라고 정의하며 변신을 모색하고 JP모건은 ‘아마존 프라임’이 리테일 부문의 모델이라며 벤치마킹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투자은행(IB)처럼 우리도 이제 증권업계의 ‘아마존’이 돼야 합니다.”

정영채 NH투자증권(005940) 사장이 최근 전국부서장회의에서 디지털 전환에 대한 확고한 방침을 직접 프레젠테이션하며 이같이 강조했다. 정 사장은 빅데이터에 기반한 입체적인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는 아마존의 등장에 따른 전통 유통업체들의 몰락을 예로 들며 금융회사도 고객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면 도태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고객들은 금융회사도 아마존이나 구글과 같이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내가 필요한 것을 알아서 가져다주기’를 원하고 있다”며 “디지털의 발달은 고객의 니즈를 이해하는 데 전례 없이 강력한 도구가 돼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골드만삭스의 혁신 행보에 주목했다. 이 회사는 ‘데이터호수(Data Lake)’를 만들어 고객과의 e메일, 전화, 거래정보, 리서치 정보 등의 빅데이터를 모으고 이에 머신러닝을 적용해 고객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나아가 디지털 기반으로 자산관리시장에서 ‘마르쿠스’라는 브랜드의 서비스도 출범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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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사장도 올 초부터 전사적인 디지털 전환을 위해 외부컨설팅을 받은 후 총 21개의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있다.특히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고객 맞춤 상품 및 서비스 제공’ 프로젝트에 가장 공을 들이고 있다. EY한영이 별도로 컨설팅을 맡고 있는 이 프로젝트는 고객과 관련한 모든 정보를 한데 모아 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한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고객이 인터넷이나 모바일로 접속해 어떤 정보를 얼마나 보는지, 거래 패턴은 어떠한지 등에 대한 빅데이터를 분석해 고객의 ‘페르소나’를 정의하고 이에 맞는 상품과 서비스를 정교하게 제공할 수 있도록 플랫폼 구축을 내년 상반기까지 완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 사장은 이와 함께 모바일 영업 시스템 환경도 구축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오는 9~10월 자산관리 시스템을 탑재한 태블릿PC를 전 영업직원에게 지급할 계획이다. 이 시스템에는 고객의 포트폴리오를 분석해 성과를 예측하거나 모델 포트폴리오를 추천할 수 있다. 회사 관계자는 “찾아가는 고객 서비스를 위한 ‘무기’를 지급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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