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신차·환율 덕본 기아차, 영업이익률 4%대 회복

상반기 영업익 71%나 늘어

판매 감소에도 수익성 개선

신규 SUV투입·印시장 공략

"하반기에도 실적 방어할 것"




기아자동차의 상반기 영업이익이 북미 시장에 특화된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텔루라이드 등 신차 효과와 환율 효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1%나 늘었다. 특히 상반기 영업이익률이 다시 4%대로 올라섰다. 2·4분기 영업이익도 51.3%나 늘었다. 국내에서 까먹은 수익성을 미국 시장에서 만회한 셈이다. 기아차(000270)는 텔루라이드의 연간생산량을 현재 6만4,000대에서 8만대로 늘릴 계획이다.

기아차는 23일 상반기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 늘어난 26조9,510억원, 영업이익은 71.3% 증가한 1조1,27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2·4분기 매출액은 3.2% 증가한 14조5,066억원, 영업이익은 5,336억원으로 전년 대비 51.3% 늘었다. 기아차 관계자는 “고수익 신차종 판매 확대, 우호적인 원·달러 환율 영향, 1·4분기 통상임금 충당금 혼입 등으로 경영실적이 개선됐다”고 말했다.


눈에 띄는 점은 판매 감소에도 수익성이 개선됐다는 것이다. 기아차는 지난 상반기 국내에서 전년 동기 대비 9.3% 감소한 24만2,870대, 해외에서는 전년 대비 0.8% 줄어든 110만9,759대를 판매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도매 기준 전년 대비 2.4% 줄어든 135만2,629대를 팔았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중국 시장의 수요가 급감하며 16.4% 줄어든 14만4,472대가 팔리는 데 그쳤다. 판매 부진을 만회한 곳은 미국이다. 미국 시장에서 기아차는 상반기 대비 2.3% 증가한 38만3,192대가 팔렸다. 대형 SUV 텔루라이드와 소형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 쏘울의 판매가 호조를 보이면서다. 환율 효과 덕도 톡톡히 봤다. 지난해 상반기 대비 우호적인 원·달러 환율 덕분이다. 2·4분기 평균 원·달러 환율(1,165.9원)은 지난해 2·4분기(1,078.6원) 대비 8.1% 올랐다. 주요 부품을 국내에서 수출하는 기아차의 사업 구조상 원화 가치가 하락하면 수출품 가격이 하락하는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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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는 하반기에도 신규 SUV 모델 및 볼륨 신차 판매 확대, 인도를 포함한 신흥 시장 공략 등 해외 시장에 주력하며 수익성을 방어하겠다는 계획이다. 미중 무역갈등 장기화에 따른 글로벌 경기 둔화와 투자심리 위축, 신흥국 경기 부진 등이 예상되지만 셀토스의 인도 시장 양산, 텔루라이드 생산량 확대 등을 통해 사업을 확장할 방침이다. 특히 기아차는 텔루라이드의 경우 연내 8만대까지 생산할 수 있도록 증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주우정 기아차 재경본부장은 “텔루라이드 판매 추세가 계획보다 월등히 앞서고 있다”며 “당초 계획보다 좀 이르긴 하지만 조지아공장의 생산량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실적 부진이 지속되는 중국 시장에서는 단기적인 목표를 따라가는 대신 차별화된 브랜드와 상품전략을 재정비하겠다는 계획이다. 주 전무는 “중국 시장에서 단기목표를 따라가다 중장기적으로 가야 할 길을 놓쳤다”며 “과감하게 지금까지의 전략에서 탈피하겠다”고 말했다. 떠오르는 시장인 인도에서는 7월 말 셀토스 양산을 시작으로 연간 11만대를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전기차를 비롯한 친환경차에 대해 주 전무는 “배터리 공급과 관련해 중국 업체와 논의를 하고 있다”면서도 “공식적인 물량 확보 등이 이뤄지지 않아 밝힐 수 없다”고 답했다.


박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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