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군용기에 첫 경고사격... '아찔했던 3시간 12분'

F-15K·KF-16 전투기 긴급 투입

차단기동·경고 사격에도 2차 도발




합동참모본부가 23일 러시아 군용기 1대가 독도 영공을 두 차례 침범하는 과정에서 경고사격을 했다고 밝혔다. 지난 1953년 정전협정 체결 이후 타국 군용기가 영공을 침범한 것도 처음이었고 군이 군용기를 대상으로 경고사격을 한 것도 처음이었다. 1차 도발에 80여발, 2차에는 280여발을 사격했다. 경고사격이었지만 무단으로 침범한 러시아가 대응사격을 할 수도 있는 일촉즉발의 상황이었다. 이날 중국 군용기 두 대가 이어도 북서방 한국 방공식별구역(KADIZ·카디즈)을 침범한 오전6시44분부터 상황이 종료된 오전9시56분까지 3시간12분 동안 우리 영공에서 ‘아찔한 상황’이 연출된 셈이다.


이날 우리 영공을 들락날락한 군용기는 중국 2대, 러시아 3대로 총 5대였다. 러시아 군용기 2대와 중국 군용기 2대는 카디즈를 침범했다가 이탈하기를 반복했다. 카디즈를 침범한 중국 군용기 2대는 H-6 폭격기, 러시아 군용기 2대는 TU-95 폭격기였다. 특히 러시아 군용기 1대가 오전9시9분께 독도 영공을 1차 침범했다. 이후 오전9시12분에 독도 영공을 이탈했다가 오전9시33분에 2차 침범했다. 카디즈에 진입했던 총시간은 42분이며 이 중 독도 영공을 침입한 시간은 1차 3분, 2차 4분으로 총 7분이었다. 영공을 침범한 러시아 군용기 1대는 A-50 조기경보통제기라고 군은 밝혔다. 군은 F-15K와 KF-16을 출격시켜 차단 기동을 했고 플레어(섬광탄) 투하와 경고사격 등 전술조치를 취했다. 러시아 군용기보다 1㎞ 정도 앞쪽에서 총 360발을 사격했다. 플레어는 1차로 15발, 2차로 10발이 각각 투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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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은 통상 타국 항공기가 카디즈 등을 무단침범할 경우 전투기를 출격시켜 추적·감시비행, 차단 기동, 경고방송, 플레어 투하, 경고사격 등의 조치를 취한다. 군 관계자는 “‘접근하지 말라. 경고사격 조치할 수 있다’는 내용으로 방송도 했다”고 했다. 수차례의 무선 경고통신에도 러시아 군용기는 응답이 없었다.

특히 아찔했던 상황은 러시아 군용기가 1차적으로 우리 군의 경고사격에도 불구하고 다시 독도 영공으로 진입한 뒤에 일어났다. 수차례 경고통신에도 응답이 없었던 러시아 군용기는 1차 침입보다 배 이상을 우리 영공에 머물렀다. 우리 공군기의 경고사격 발수도 3배 이상 늘었다. 천행으로 영공을 침범한 러시아 군용기는 통신을 중계하거나 감시하는 역할을 하는 기종으로 공격 무기는 탑재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송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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