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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 코미디'에 배꼽 잡고…아바 음악 추억에 빠지다

[3년만에 돌아온 뮤지컬 '맘마미아']

최정원·신영숙·남경주·홍지민 등

코믹·감동 오가는 완벽 무대장악

커튼콜 이후 앙코르 공연도 압권

뮤지컬 ‘맘마미아’의 한 장면. 타냐 역을 맡은 홍지민(앞줄 왼쪽부터), 도나 역을 맡은 최정원, 로지 역을 맡은 박준면. /사진제공=신시컴퍼니뮤지컬 ‘맘마미아’의 한 장면. 타냐 역을 맡은 홍지민(앞줄 왼쪽부터), 도나 역을 맡은 최정원, 로지 역을 맡은 박준면. /사진제공=신시컴퍼니



국내 뮤지컬 사상 최다 누적 관객인 200만 명 돌파를 눈앞에 둔 뮤지컬 ‘맘마미아’가 관객들의 기대감 속에 최근 개막했다. 국내에서는 지난 2004년 첫 공연을 한 이 작품은 스웨덴 출신의 그룹 아바의 노래가 넘버로 사용돼 중장년층의 향수를 자극하며 커다란 사랑을 받았다. 3년 만에 다시 관객을 찾은 ‘맘마미아’는 이전 시즌보다 ‘어른 코미디’ 요소가 강해졌고 누가 언제 들어도 흥겹고 감미로운 아바의 음악은 여전했다. 특히 최정원, 신영숙, 남경주, 홍지민, 박준면, 김영주 등 국내 최고 배우들의 농익은 연기는 코믹과 감동을 적절히 오가며 완벽하게 무대를 장악했다.


우선 그리스의 해변을 배경으로 한 ‘맘마미아’는 도나(최정원)의 딸 소피(루나)가 자신의 아버지로 추정되는 엄마의 옛 연인 샘(남경주), 빌(호산), 해리(이현우) 등 3명을 결혼식에 초대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결혼을 하지 않고 소피를 혼자 낳아 기른 ‘억척 싱글맘’ 도나는 소피가 스물한 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스카이(신현묵)와 결혼한다는 것이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설상가상으로 소피의 아버지일지도 모르는 세 남자가 느닷없이 소피의 결혼식에 초대돼 그야말로 도나는 ‘멘붕’ 상태가 된다. 도나의 ‘절친’인 타냐(홍지민)와 로지(박준면)는 그런 도나를 질책하지 않고 경쾌한 방법으로 위로하는가 하면, 찬란했던 ‘리즈 시절’의 모습을 상기시켜 주며 중년 여성들의 깊은 우정으로 감동을 선사한다. 갑자기 ‘소피의 아버지 후보’에 오른 샘, 해리, 빌도 난감하기는 마찬가지다. 생각이 많은 샘, 충동적인 해리, 부유하고 여유로운 빌 등 성격 다른 세 남자가 예기치 않은 상황에서 각자의 방법으로 당황하고 또 어떻게 대처할지를 고민하는 모습이 흥미롭게 펼쳐진다. 특히 모녀지간, 우정, 연애, 사랑, 결혼 등 우리 인생 경험을 너무 진지하지도 그렇다고 해서 너무 가볍지도 않게 그린 것이 이 작품이 오랫동안 사랑받는 이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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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맘마미아’의 한 장면, 샘 역의 김정민(왼쪽부터), 소피 역의 루나, 빌 역의 호산, 해리 역의 이현우. /사진제공=신시컴퍼니뮤지컬 ‘맘마미아’의 한 장면, 샘 역의 김정민(왼쪽부터), 소피 역의 루나, 빌 역의 호산, 해리 역의 이현우. /사진제공=신시컴퍼니


최고 배우들의 심혈을 기울인 연기 역시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최정원, 남경주, 이현우 등 이전에도 ‘맘마미아’에 출연했던 배우들은 이번에도 완벽한 연기, 가창력, 춤 등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최정원과 남경주는 오랜 호흡을 통해 눈빛만 봐도 통하는 ‘케미’를 과시했고 다소 어색한 연기를 선보여 ‘원조 로봇 배우’라는 평가를 받는 이현우는 등장만으로도 객석에 웃음을 선사했다. 그러나 가장 커다란 웃음과 흥을 돋운 배우는 역시 홍지민과 페퍼 역의 최원섭이었다. 37㎏을 감량한 홍지민은 세 번 이혼한 ‘팜므파탈’ 타냐 역을 맡아 섹시한 중년 여성의 매력을 한껏 뽐내는가 하면 맛깔나는 대사와 퍼포먼스, 화끈하고 털털한 매력으로 폭소를 자아냈다. ‘섹스 앤 더 시티’의 사만다를 떠오르게 하는 타냐에게 첫눈에 반한 아들뻘 되는 페퍼 최원섭의 어설픈 구애 안무 역시 객석을 들썩이게 했다. 또 소피 역을 맡은 걸그룹 f(X) 출신의 루나는 뛰어난 가창력과 연기력, 안무 실력으로 지금까지의 어떤 배우들보다 소피 역에 적합한 배우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명성 신시컴퍼니 대표는 “배우에 대해서 코멘트를 거의 하지 않지만 루나의 경우는 코멘트를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약간의 과장된 연기와 가창을 조금만 다듬으면 훌륭한 뮤지컬 배우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뮤지컬 ‘맘마미아’의 한 장면. 페퍼 역의 최원섭(왼쪽), 타냐 역의 홍지민. /사진제공=신시컴퍼니뮤지컬 ‘맘마미아’의 한 장면. 페퍼 역의 최원섭(왼쪽), 타냐 역의 홍지민. /사진제공=신시컴퍼니


‘맘마미아’ 하면 빠질 수 없는 아바의 ‘댄싱 퀸(Dancing queen)’ ‘김미! 김미! 김미!(Gimme! Gimme! Gimme!)’ ‘아이 해브 어 드림(I have a dream)’ ‘허니, 허니(Honey, honey)’ ‘맘마미아(Mamma Mia)’ ‘아이 두, 아이 두, 아이 두, 아이 두, 아이 두(I do, I do, I do, I do, I do)’ 등 노래가 뮤지컬 넘버로 탄생해 중년 관객들의 추억을 소환하게 했다. 특히 이 작품은 영화의 쿠키 영상을 연상하게 하는 커튼콜 이후 배우들이 선보이는 앙코르 공연이 압권이다. 관객들이 모두 일어서 노래를 따라 부르고 춤을 추는 명장면이 연출되는 것이다. 익숙하면서도 흥겨운 아바 음악의 리듬과 선율에 중장년층도 자리에서 일어서지 않을 수 없다. 9월14일까지 LG아트센터.
사진제공=신시컴퍼니

연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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