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걷고 읽고 떠난다…‘新수영황제’ 드레슬의 자기관리

2017 세계선수권 7관왕, 2019 광주 대회 2개 종목서 벌써 2관왕

“걷고 책 읽으며 마음의 안정 유지, 무술관련 책 반복해 읽어”

“메달 감싼 스카프는 은사 유품, 그녀와 함께 시상대 오른다는 의미”

남자 50m 접영 시상대에 선 케일럽 드레슬. 고교 시절 선생님의 유품인 스카프를 금메달에 묶었다. 드레슬은 “그녀와 함께 시상대에 오른다는 의미”라고 했다. /연합뉴스남자 50m 접영 시상대에 선 케일럽 드레슬. 고교 시절 선생님의 유품인 스카프를 금메달에 묶었다. 드레슬은 “그녀와 함께 시상대에 오른다는 의미”라고 했다. /연합뉴스




광주세계수영선수권 남자 50m 접영 결선에서 드레슬이 힘차게 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광주세계수영선수권 남자 50m 접영 결선에서 드레슬이 힘차게 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대회 끝나면 7명의 수영 동료들과 크루즈 여행을 갈 거에요. 정말 즐거운 시간을 보낼 겁니다.”

이번 대회 최고 스타로 예상돼온 케일럽 드레슬(23·미국)은 뚜껑을 열어도 그대로다. 2019 국제수영연맹(FINA) 광주세계수영선수권에 참가 중인 그는 21일 남자 계영 400m에서 첫 금메달을 땄고 22일 남자 50m 접영에서 2관왕에 올랐다. ‘2전 2금메달’이다. 특히 50m 접영은 2년 전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에서 4위로 아깝게 메달을 놓쳤던 종목이다. 그는 당시 8개 종목에 출전해 7개 금메달을 모았다. 50m 접영에서 ‘스트레스’를 떨친 만큼 이번에는 출전 전 종목 금메달도 기대해볼 만하다. 드레슬 자신과 ‘수영황제’ 마이클 펠프스(미국·은퇴)가 가지고 있는 단일 세계선수권 최다 금메달(7개) 기록 경신에 관심이 쏠린다. 23일 경기일정이 없어 하루를 쉰 드레슬은 24일부터 메달 폭식을 재개한다.


22일 밤 경기 후 기자회견에는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NBC올림픽 등 주요매체 취재진이 모여 드레슬에게 다양한 질문들을 쏟아냈다. “늦은 시간까지 함께해준 여러분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한다”는 말로 시작한 드레슬은 시종일관 밝은 표정으로 성의껏 답변했다. 그는 “매 순간 많은 것을 배우기 위해 노력한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부터 2017년 세계선수권, 팬팩스 대회, 그리고 이번 대회까지 매 대회 하나씩 배우고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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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기간 쌓인 스트레스는 친구들과의 짧은 크루즈 여행으로 풀 것이라고 했다. “1년에 한 번밖에 없는 기회라 특별히 기대된다”며 설레는 표정을 지었다. 어느 순간 이유 없이 불안해지기도 하는데 그때는 걷고 책을 읽으면서 마음의 안정을 찾는다. 아침 7시에 일어나 저녁8시반쯤 경기하는 일정이라 긴 시간 동안 평정심을 잃지 않는 것도 경쟁력 중 하나다. 드레슬은 광주에서도 거리를 걷거나 독서하며 마음을 추스르고 있다. 가장 좋아하는 책은 ‘젠’이다. 무술에 관한 책이다. 드레슬은 “고등학교 때 선생님이 선물해주신 책인데 벌써 세 번째 읽고 있다. 경기 앞두고 있을 때 특히 도움이 된다”며 “볼 때마다 매번 새로운 점을 느낄 수 있다. 유명한 책인지는 모르겠지만 다 읽으면 또 읽을 것”이라고 했다.

50m 접영 금메달 뒤 시상식에서 드레슬은 스카프를 메달에 감았다. 이에 대한 질문에 그는 “불쾌함이나 메달에 대한 반감 같은 것은 전혀 아니다”라고 밝힌 뒤 “메달을 감싼 그 반다나는 고교 시절 좋은 친구이자 선생님이던 분이 있었는데 2년 전 돌아가신 그분의 것이다. 그녀와 관련한 유일한 물건이라 가지고 다닌다”고 했다. “메달을 감싸면 그녀와 내가 함께 시상대에 오른다는 의미가 될 것 같았다”고 진지하게 설명했다.

50m 접영에서의 성과와 관련해 드레슬은 “2년 전보다 더 빨라진 것 같다”고 말해 ‘역대급’ 금메달 잔치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세계선수권 메달이 통산 9개로 늘어난 드레슬은 “메달 숫자를 세려고 여기 온 게 아니다”라고 했다. “저 자신과 물, 코치 이 3개만 있으면 완벽하게 행복합니다. 그 외에는 크게 필요하지 않아요. 스스로와의 싸움일 뿐이고 나 자신을 이기려는 게 스포츠잖아요.”
/광주=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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