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양승태 보석 후 ‘새벽 외출’...재판서 미소와 여유

법정에서 박병대·고영한과 웃으며 인사

취재진 질문에는 옅은 미소 띤 채 묵묵부답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법원의 직권 보석 결정으로 풀려난 지 하루 만인 2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사법행정권 남용 관련 속행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법원의 직권 보석 결정으로 풀려난 지 하루 만인 2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사법행정권 남용 관련 속행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양승태(사진) 전 대법원장이 보석으로 풀려난 지 하루 만에 불구속 상태로는 처음 재판에 출석해 한결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다.

23일 양 전 대법원장은 오전9시40분께 변호인을 대동하고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 청사 입구로 걸어들어왔다. 그는 보석 후 첫 재판에 나선 소감 등을 묻는 기자들에게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고 법정으로 향했다. 넥타이를 매지 않은 정장 차림의 양 전 대법원장은 일찌감치 대법정 피고인석에 앉아 고영한·박병대 전 대법관 등 다른 피고인들이 들어오자 환한 미소를 감추지 않고 서로 악수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두 전직 대법관의 변호인들과도 웃으며 인사를 나눴고 짧은 대화를 주고받았다.


형사합의35부(박남천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속행 공판은 한 시간 만에 끝났다. 증인신문이 예정돼 있던 박상언 창원지법 부장판사(전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심의관)가 출석하지 않고 재판부가 김민수 창원지방법원 마산지원 부장판사의 피의자신문조서에 대해 증거채택 결정을 취소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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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증인인 박 부장판사가 2번이나 불출석한 점을 지적하며 “증인의 불출석 사유가 정당한지 의문이 든다”며 “정식 소환장을 송달하면서 따로 증인에게 전화연락 등의 방법으로 출석 여부를 확인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가능한 빠르게 증인신문 기일을 재지정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보석 후 첫날인 23일 오전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양복차림으로 부인과 함께 경기 성남시 자택에서 나서고 있다./성남=백주연기자보석 후 첫날인 23일 오전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양복차림으로 부인과 함께 경기 성남시 자택에서 나서고 있다./성남=백주연기자


한편 이날 양 전 대법원장은 오전7시가 채 되기도 전에 양복 차림으로 부인 김선경씨와 함께 집을 나섰다. 오전10시에 열릴 재판에 앞서 변호인을 만나 불구속 상태에서의 변론 전략을 논의하기 위해 일찍 나선 것으로 보인다. 약 6개월간의 구속 생활로 심신이 지쳐 늦잠을 잘 법도 한데 이른 기상이었다. 구치소에서도 양 전 대법원장은 매일 오전6시30분 기상해 아침 식사를 하고 통상적인 절차에 따라 생활했다. 부인 김씨와 함께 제네시스 차량 안에서 모습을 보인 양 전 대법원장은 기자를 보자마자 “할 이야기가 없다”며 손사래를 쳤다. 사법행정권 남용 혐의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부인 김씨가 머뭇거리자 양 전 대법원장은 ‘그냥 직진하라’는 의미로 앞 유리창 쪽을 손가락으로 가리키기도 했다.

백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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