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에로 가면을 쓴 남성 최모씨가 서울 관악구 신림동 한 원룸 건물 복도를 지나고 있다. /유튜브 갈무리피에로 가면을 쓰고 원룸 앞에서 택배를 훔치는 듯한 모습이 담겨 논란이 된 폐쇄회로(CC)TV 영상은 알고 보니 택배 대리수령업체인 스타트업이 광고용을 제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25일 이 영상을 만들어 게시한 최모(34)씨를 임의동행해 조사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최씨에게 어떤 혐의를 적용할지 법률 검토를 할 계획이다.
이 영상은 지난 23일 유튜브에 ‘신림동, 소름 돋는 사이코패스 도둑 CCTV 실제상황’이라는 제목으로 게시됐다. 1분29초 가량의 영상에서 피에로 가면으로 얼굴을 가린 한 사람이 원룸 복도로에서 주변을 서성거리더니 출입문 앞에 택배가 놓인 원룸 현관문 앞으로 걸어갔다. 출입문에 귀를 댄 뒤 잠금장치 비밀번호를 누르며 문을 열려 했지만 열리지 않자 문 앞 택배를 들고 사라졌다. 피에로 가면의 남성이 떠나자 몇 초 뒤 집 안에 있던 주민이 나와 밖 상황을 살피는 모습도 나왔다.
이 영상이 언론보도가 되자 건물 관리인은 이를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CCTV 등을 확인해 영상에 등장하는 사람이 해당 건물의 거주자 최씨임을 확인해 최씨를 불러 조사했다. 경찰 관계자는 “어떤 혐의를 적용할지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씨는 경찰 조사에서 “실제 도난피해는 없었고 내가 운영하는 택배대리 수령 회사 광고영상을 만들어 올린 것이며 논란이 된 것을 알고 해명 영상을 올리려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최씨는 해당 영상 제목을 ‘사이코패스 택배 도둑은 없습니다. (모두 연출된 상황입니다. 삭제예정)’이라고 수정했고 영상 시청자들에게 사과의 글을 올렸다. 사과문에서 최씨는 “제 방문 앞 박스를 훔친 것”이라며 “효과적 홍보가 필요해 노이즈 공포 마케팅을 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