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北도 日도 힘든데…이번엔 美의 '안보 청구서'

[미중 패권전쟁]

에스퍼 신임 美국방 1박2일 방한

지소미아 유지·방위비 등 논의할듯

中겨냥 중거리미사일 제안 우려도

마크 에스퍼(오른쪽) 미 국방장관이 8일 울란바토르에서 냐마 엥흐볼드 몽골 국방장관으로부터 말을 선물받고 있다. /AFP연합뉴스마크 에스퍼(오른쪽) 미 국방장관이 8일 울란바토르에서 냐마 엥흐볼드 몽골 국방장관으로부터 말을 선물받고 있다. /AFP연합뉴스



마크 에스퍼 신임 미 국방장관이 8일 한국을 방문했다. 방한 일정은 1박 2일로 짧지만 9일 청와대 예방에 이어 국방·외교부 장관을 잇따라 만난다. 취임 후 첫 방한인 만큼 상견례로 간주될 수도 있지만 미중 경쟁에 한일 갈등, 중러의 도발까지 중대 안보 현안이 켜켜이 쌓여 있는 상황에서 아시아를 순회 중이라 주목된다. 결국 에스퍼 장관은 첫 만남에서 미국의 안보 관점에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유지, 방위비 분담금 증액, 중거리미사일 배치 등 무거운 주제들을 줄줄이 늘어놓을 것으로 관측된다.

청와대와 국방·외교부에 따르면 에스퍼 장관은 방한 이틀째인 9일 오전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한미 국방장관 회담을 갖는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회담에서 양측은 한반도 안보 정세 평가를 공유하고 한반도 비핵화 및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한 정책 공조,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등 한미동맹 주요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에스퍼 장관은 이날 오후2시 청와대를 찾아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하고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만난다.


청와대도, 국방부도 ‘주요 현안’을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하지만 일본 언론에 따르면 에스퍼 장관은 이미 지난 7일 방일 도중 지소미아 유지 문제를 일본 측과 얘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장 선상에서 한국 측과도 이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에 대항해 ‘지소미아 파기’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우리 측에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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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위비 분담금 협상에도 불을 댕길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협상이 공식 개시된 것은 아니지만 에스퍼 장관이 구두발언 등을 통해 우리 측에 압박을 가할 가능성이 있다. 이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한국이) 미국에 지불하는 분담금을 늘리기 위한 논의가 시작됐다. 한국은 부유한 나라”라는 트윗을 날렸다. 미국이 지상 발사형 중거리미사일의 아시아 배치를 추진하고 있는 데 대한 우회적 언급도 나올 수 있다. 북한의 군사훈련이 잦아지고 안보 동맹이던 일본과는 간극이 점점 커지는 상황에서 모두 한국 안보에 부담이 되는 주제들이다.

다만 국방부 당국자는 이번 회담에서 방위비나 지소미아가 논의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회담 의제는 나중에 말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교부 당국자 역시 ‘미국이 방위비 분담금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했을 텐데 비공식적으로라도 의견교환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협상을 시작해야 증액이라든가 배경에 관해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라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정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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