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시그널] 사모펀드에 74억 약정한 조국... IB업계 "이해하기 어렵다"

개인이 블라인드펀드 거액 약정했는데…"해당 PE는 베일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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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가족이 2017년 한 사모펀드(PEF)에 74억5,500만원을 투자 약정한 사실이 드러난 가운데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투자 내역이 석연치 않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막대한 출자 금액부터 투자 대상에 이르기까지 투자 과정 전반을 상식적인 수준에서 이해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이런 지적에 대해 조 후보자 측은 15일 “(사모펀드에 투자한 것은)공직자윤리법 등 관련 법령을 준수했고 해당 법에는 펀드(간접투자)에 대한 규제는 없다”면서 “법에 따라 적법하게 주식을 처분한 뒤 그 자금 등으로 법상 허용되는 펀드 투자를 했다”고 해명했다.

<의문1> 대박쳤는데 업계 “모르는 회사”


1호펀드 ‘내부수익률 30%’ 성공신화

시장선 “코링크 PE 존재 처음 알아

실적없는데 수백억대 운용 놀라운일”

①“뉴스에서 이름 처음 들어”…베일 싸인 코링크 PE= 조 후보자 가족이 수십억원대 투자를 결정한 ‘블루코어밸류업1호’의 운용사(GP)는 지난 2016년 4월 설립한 코링크PE다.

이 회사는 단국대 성악과(99학번)를 나와 PCA생명, 알리안츠생명 등에서 부지점장을 역임한 이상훈 대표이사가 PEF업계에 투신해 설립한 GP로, 1호 펀드(레드코어밸류업1호)가 1년 6개월여만에 내부수익률(IRR) 30%를 올리며 펀드 청산에 성공했다. 수익률이 일반적인 펀드의 2배 수준인데다 2년도 안 되는 기간에 청산에 성공해 신생 GP로서는 전례를 찾기 어려운 대박을 쳤다.

코링크는 이후 조 후보자 일가가 투자한 블루코어1호를 비롯해 잇달아 블라인드펀드(투자 대상을 정해두지 않고 투자자를 모집하는 펀드) 3개를 조성해 현재 240억원에 이르는 자금을 굴리고 있다. 이 같은 성공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 코링크나 이 대표의 이름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PEF 시장 사정에 밝은 한 중견 PE 대표는 “언론보도를 보고 코링크PE라는 곳이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며 “시장에 이름이 잘 알려진 PE도 펀드레이징이 힘든데 트랙레코드(투자실적)도 없는 회사가 수백억원대 자금을 끌어모은 것은 믿기 어려운 성과”라고 말했다.



<의문2> 전재산 보다 많은 약정

가족 총재산 56억보다 18억 초과

“블라인드펀드 개인이 수십억 투자

들어본 적 없는 일…이례적인 상황”


②조국 일가(一家), 재산보다 많은 약정…이례적 베팅 의문
= IB업계는 조 후보자 가족이 갖고 있는 재산보다 많은 돈을 투자 결정한 배경을 놓고도 의아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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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후보자 아내 정경심 씨와 두 자녀는 조 후보자가 민정수석에 임명된 지 두 달여 후인 지난 2017년 7월 31일 블루코어 1호에 총 74억5,500만원을 투자 약정했다. 조 후보자 일가의 신고 재산(56억4,244만원)보다 많다. 조 후보자 가족은 이중 10억5,000만원을 납입했다. 때문에 추가 자금을 요청(캐피탈콜) 하면 조 후보자 측은 투자에 나서야 하는 구조다. 다만 조 후보자 측은 이와 관련해 약정상 출자요청기한이 경과 해 추가 납입 의무는 소멸 됐다고 해명했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투자 실적도 거의 없는 신생 PE의 블라인드펀드에 개인이 앵커투자자로 나서 수십억원을 투자했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며 “조 후보자 일가가 이상훈 대표 또는 코링코 측 투자자들과 상당한 신뢰 관계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의문3> 코링크 한계기업에 투자

실적악화 교육업체 에이원앤 인수

관련없는 이차전지 사업까지 시작

PEF 순기능 강조 정부 방침 역행

③한계기업에 주로 투자?…정부 기대하는 PEF 역할과 어긋나
= 펀드의 투자 대상에도 의문이 일긴 마찬가지다. 코링크PE는 주로 한계 기업에 들어가 수익을 내는 투자 기법을 운용하고 있다. 코스닥 상장사인 더블유에프엠이 대표적이다. 코링크는 지난 2017년 실적 악화로 어려움을 겪던 교육업체 에이원앤을 인수해 사명을 더블유에프엠으로 바꾼 뒤 기존 사업과 연관이 없는 이차전지 음극재 사업을 시작했다. 전형적인 ‘테마 투자’ 기법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3월 내부회계관리제도 부실에 따라 투자주의 환기 종목으로 지정되며 상장폐지 직전에까지 몰렸다가 가까스로 회생했으나 지난 7월 잦은 공시번복에 따라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돼 또 다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코링크PE가 투자했거나 투자를 검토한 기업들은 대부분 주력 산업이 한계에 부딪힌 기업들”이라며 “정부는 제조기업의 주력 산업 구조조정을 통한 기업 회생 등 PEF의 순기능을 강조하고 있는데 조 후보자 가족이 투자한 펀드는 정부 방침과 다소 거리가 있는 운용정책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④펀드 주소지엔 다른 회사가= 한편 서울경제신문이 코링크PE의 법인 본점 사무실을 찾았지만 주소지에 그런 회사는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5일 오후 서울경제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N빌딩 4층을 찾았다. 사모펀드 ‘블루코어밸류업1호’와 그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의 법인 등기부등본에 등록된 본점 주소는 이 빌딩 401호다. 해당 층에 문은 하나였다. 아무런 표식이 없는 문을 두드리자 곧바로 한 사람이 문을 열고 고개를 내밀었다. “코링크 사모펀드를 찾아왔다”고 기자가 말하자 그는 “그 회사가 아니다”고 말했다. 기자가 재차 물었으나 “그런 회사는 없다”는 답만 돌아왔다.

실제로 이 건물 바깥에 위치한 간판을 살펴보니 지하 1층과 2층, 4층을 A사가 쓴다고 나와 있다. 이 건물을 임대관리하는 부동산업체 관계자는 “최근 새로 지은 건물”이라고 말했다.



240억원 상당의 사모펀드를 운용하면서 코스닥 상장사 한 곳을 경영하는 운용사가 등기부등본의 주소에 있지 않은데 대해 허위신고 의혹이 나온다. 특히 코링크와 블루코어는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지난 8월 5일 본점 주소를 이곳 역삼동으로 변경하고 7일 등기를 마쳤다. 지난 3월부터 최근까지는 서울 성동구의 주상복합건물 갤러리아포레 상가가 본점으로 등록돼있다/서일범·박호현·조권형기자 squiz@sedaily.com

서일범·조권형·박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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