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토요워치]캠핑카로 그리는 여행스케치

레저문화 확산에 캠핑카 인구 증가세

샤워·화장실 다 갖춰 '움직이는 별장'

튜닝규제 완화…年 1,300억시장 예상

따로 면허 필요 없는 '카라반'도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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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울진 구산해변, 앙증맞은 흰색 캠핑카 ‘핑카’가 도착했다. 14년 만에 완전체로 뭉친 국내 1세대 아이돌 핑클이 탄 현대차(005380) 쏠라티 캠핑카다. 한눈에 봐도 짐이 많이 실려 있다. 성유리가 어닝(그늘막)을 내리자 이효리와 옥주현은 캠핑카 지붕과 트렁크에서 쉴 새 없이 짐을 나른다. “점점 짐이 늘어가는 것 같아”라는 이효리의 말처럼 파라솔·의자·옷가지 등 짐이 꽤 많다. 캠핑장 정비가 끝나자 핑클 네 명은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바닷가로 향했다. 해수욕을 즐기고 핑카로 돌아온 멤버들은 차례로 샤워를 하고 수다를 떨며 추억팔이에 여념이 없다. 다음날 아침 먼저 기상한 이효리는 캠핑카 위로 올라가 일출을 감상하며 모닝커피를 즐긴다. 뒤이어 멤버들이 일어나자 다음 캠핑지로 이동하기 위해 다시 짐과 몸을 핑카에 실었다.

화려한 입담과 소탈한 인간미를 겸비한 핑클이 매주 일요일 저녁 시청자들에게 추억과 재미를 선사하며 캠핑카에 대한 관심도 시청률만큼이나 높아지고 있다. 핑카는 뽀송한 이불과 푹신한 매트로 텐트 야영에 비해 ‘꿀잠’을 잘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여기에 사생활이 보장되는 샤워시설과 화장실까지 갖춰 캠핑과 펜션의 장점을 결합한데다 낭만은 덤이다.


국내 캠핑 인구가 빠르게 늘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캠핑 인구는 지난 2011년 60만명에서 2018년 600만명으로 10배나 증가했다. 캠핑카 시장 역시 2014년 4,131대에서 올 3월 2만892대가 등록되며 5배 이상 커졌다. 10년 전인 2009년(641대)과 비교하면 33배나 늘었다. 이 가운데 완성차를 캠핑카로 꾸민 튜닝카의 비중은 30%로, 튜닝이 허용된 2014년 125대에서 3월 기준 6,235대까지 50배가 확대됐다. 국토부가 최근 자동차 튜닝 규제를 완화하며 캠핑카 시장은 급속히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에는 캠핑카가 11인승 이상 승합자동차로 분류돼 승용차나 화물차를 캠핑카로 튜닝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그러나 국토부는 튜닝시장 활성화를 위해 승용·화물·특수 모든 차종에서 캠핑카 튜닝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손보고 있다. 이렇게 되면 연간 6,000여대, 약 1,300억원 규모의 새로운 튜닝시장이 형성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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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카는 크게 네 종류로 나뉜다. △미니밴·버스 형태를 기반으로 숙식을 해결할 수 있는 ‘버스형 캠핑카’ △트레일러 형태인 이동식 미니주택 ‘카라반’ △자동차와 미니 펜션이 한몸인 ‘승합차형 캠핑카’ △트럭과 캠프를 합친 ‘트럭캠프’다. 이 중에서도 사람들이 즐겨 찾는 것은 귀엽고 앙증맞은 크기의 카라반이다. 일반 운전면허로 운전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비교적 운전이 수월하다는 게 장점이다.

카라반의 인기가 높아지며 트렌드도 변했다. 기존에는 1톤 트럭이나 버스를 개조했지만, 최근에는 승차감이 우수한 밴이나 픽업트럭으로 내 취향에 맞게 만들 수 있다. 인기 많은 차종을 꼽자면 현대차의 스타렉스·쏠라티, 기아차(000270)의 카니발, 쌍용차의 렉스턴 스포츠칸 등이 있다. 이도 부담스러운 사람들은 네스트 박스 같은 부품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설치해 별도의 차량 개조 없이 차박캠핑을 할 수도 있다. 이 외에 일반 승용차에 연결할 수 있는 네오오토의 카라반 ‘바이엘스마트’ 등이 꾸준하게 사랑을 받고 있다. 캠핑카족은 야영처럼 짐을 싸고 풀고 하는 번거로움이 없을 뿐 아니라 주차장 부담이 없다는 점을 매력으로 꼽는다. 캠핑카의 인기에 금융권은 앞다퉈 오토론 상품을 내놓고 있다. 국민은행은 ‘KB매직카대출’을 통해 캠핑카·카라반 구매 시 할부를 이용할 수 있는 대출상품을 선보였다. 신한은행은 6개월 이상 재직 또는 1년 이상 사업소득이 있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캠핑카·카라반을 구매할 때 사용할 수 있도록 최대 6,000만원까지 대출 가능한 ‘쏠편한 마이카 대출’ 상품을 내놓았다.


박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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