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임직원들에게 정치 논쟁에 끼어들지 말도록 하는 내부규칙을 게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의 이런 움직임은 조직 내 ‘열린 문화’를 강조해온 이 회사의 평소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것이라고 주요 외신들은 전했다.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의 보도에 따르면 ‘커뮤니티 가이드라인’으로 명명된 내부 규칙에 따르면 구글 임직원은 회사 일에 방해가 되는 정치적 논쟁에 개입해서는 안 되며, 임직원은 자신이 사무실에서 한 말에 대해 책임을 지게 돼 있다.
구글은 또 사내 게시판에 문제가 될 만한 내부 포스팅을 올린 임직원들을 식별하는 별도의 수단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구글 관계자는 챗 보드(온라인 게시판)를 모니터링하는 관리팀도 만들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블룸버그에 “커뮤니티의 발전을 위해 정보와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것은 별개이지만, 일에 방해가 될 정도의 분노에 찬 정치 논쟁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우리 조직의 주된 목표는 각자 고용된 직역에서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은 창립 이념으로 임직원들끼리 활발하게 상호 작용하고 관리자의 잘못된 결정에 대해 적극적으로 반론을 제기하는 것을 권장해왔다.
그러나 이런 자유분방한 기업문화가 정치적으로 회사를 곤란하게 빠트리는 사태가 빈발하자 구글 경영진이 임직원들의 정치 논쟁 개입에 재갈을 물린 것으로 판단된다. 구글은 중국 정부의 검색 엔진 검열과 관련해 자체 검열 지침으로 내부 임직원들의 큰 반발을 불렀고 미 국방부와 인공지능(AI) 부문 계약을 놓고도 논란이 많았다.
구글 엔지니어 아이린 크넵은 블룸버그에 “이번에 나온 내부규칙은 조직 내 반대자를 침묵하게 하려는 목적인 것 같다”면서 “구글의 열린 문화는 사실상 종말을 고했다. 언로(言路)에 관한 한 기업의 이익이 윤리에 앞서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