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들 슈라이버 미국 국방부 인도·태평양 안보 담당 차관보는 28일(현지시간) 이번에 지휘소 연습으로 이뤄진 한미연합훈련을 두고 전투 준비태세와 역량에 차질이 없다는 뜻을 내비쳤다.
슈라이버 차관보는 이날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한미일 3자 안보 협력의 중요성’을 주제로 빅터 차 CSIS 한국 석좌와의 대담 형식으로 주관한 강연에서 이번 한미연합훈련 시행을 두고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한국과 협의해 “수정된 접근법을 개발한 것”이라며 “여전히 모든 필수 임무 과제에 대해 높은 수준의 준비태세를 유지할 수 있게 한다”고 강조했다. 훈련 명칭이 변경되고 병력 기동이 아닌 지휘소연습으로 이뤄지는 등 규모나 방식이 조정됐지만 문제가 없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편 슈라이버 차관보는 6·25전쟁에 참전한 미군의 유해 발굴과 송환 작업을 재개하자고 북한에 제안했다고 밝혔다. 현재 비핵화를 위한 북미 대화는 교착 상태에 빠져 미군 유해 발굴 작업도 중단된 상태다. 그는 “우리가 정말로 하고 싶은 것은 꽤 오랫동안 중단된 공동 발굴 작업을 재개하는 것”이라며 날씨와 활동 지역을 고려할 때 “아마도 우리가 지금 시작할 수 있는 가장 빠른 시기는 내년 봄일 것”이라고 말했다.
슈라이버 차관보는 이어 “우리는 북한과 계속 소통을 유지해오고 있다”며 “우리는 그들이 제안을 호의적으로 받아들여 공동 발굴작업을 시작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이 언제, 어떤 경로로 제안을 했는지는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앞서 지난 2일 한 보도에 따르면 미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확인국(DPAA)의 켈리 맥키그 국장은 지난달 4일 북한 측에 미군 유해 송환을 위한 논의를 재개하자는 서한을 보냈지만, 아직 답을 받지 못했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작년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서 합의한 공동성명에서‘북·미는 이미 확인된 유해의 즉각적 송환을 포함해 전쟁포로 및 실종자 유해를 발굴해 나가기로 공약한다’고 합의한 바 있다. 북한은 이에 따라 그해 8월 1일 미국으로 유해 상자 55개를 돌려보냈다. 하지만 이후 추가적인 조치는 없었다.
슈라이버 차관보는 북한의 연이은 단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를 두고는 “정치적 책략의 목적을 위한 것일 수 있다”는 견해를 내놨다. 그는 “하지만 또한 시스템 개발 현대화에서 중대한 조치일 수도 있고, 김 위원장의 또 다른 협상에 앞서 레버리지(지렛대)를 확보하려고 시도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다양한 설명이 있을 수 있지만, 방어라는 관점에서 이는 그들이 개선되고 있고 안보 환경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슈라이버 차관보는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선 “미국과 한국, 일본은 김(정은) 위원장이 싱가포르에서 합의한 한반도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에 전념하고 있다”며 대북 제재는 북한이 국제적 의무를 다하고 싱가포르에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맺은 합의를 준수할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실종자 유해 반환에는 어느 정도 진전이 있었다”면서도 “우리가 비핵화에 관해 우려하는 핵심 이슈에서는 우리가 보고 싶어하는 진전을 보지 못했다”며 이 사안에 계속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원희 인턴기자 whatamov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