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中 출장간 美 마이크론 CEO…국내 반도체 업체 '예의주시'

"가까워지면 시장위협"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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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와 함께 메모리반도체 3강으로 꼽히는 마이크론의 산제이 메로트라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중국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 반도체 업계에 묘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으로 마이크론과 중국 반도체 업체가 지금 당장 협력 방안을 내놓기는 여의치 않은 상황이지만 마이크론과 중국 업체들과의 사이가 가까워질수록 국내 반도체 업체들은 껄끄러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3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메로트라 CEO가 현재 중국을 방문 중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금 현재 반도체 업계의 최대 관심사는 마이크론 CEO의 중국 출장”이라며 “중국을 간 것은 확인됐지만 방문 이유가 알려지지 않아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업계가 마이크론 CEO의 중국 방문에 이처럼 신경이 곤두서 있는 것은 최근 중국 반도체 업체들과 마이크론의 동향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중국을 대표하는 반도체 기업 칭화유니의 자회사인 YMTC는 최근 홈페이지에 64단 3D낸드 기반의 256기가바이트(GB)급 낸드 양산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아직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시바·마이크론 등 낸드 강자들의 시장지배력이 공고하지만 앞으로 중국 업체들의 도전이 갈수록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가운데 업계에서는 메로트라 CEO가 이번 중국 방문에서 칭화유니를 만나 기술 협력을 논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전혀 가능성이 없지는 않아 보인다. 칭화유니는 지난 2015년 마이크론 인수에 나섰다가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의 불허로 무산된 바 있다. 업계의 관계자는 “원래부터 마이크론은 중국 기업과 사이가 좋았다”며 “미중 무역분쟁 때문에 드러내놓고 협력하기는 어렵겠지만 서로 도울 수 있는 방안을 논의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현지 고객을 만나기 위한 방문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중국에는 마이크론의 최대 고객인 화웨이를 비롯해 마이크론이 인수한 대만의 이노테라가 납품하는 업체들이 다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마이크론은 최근 내년 4·4분기까지 대만에 D램 생산을 위한 A3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반도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에는 마이크론의 고객사가 많기 때문에 신규 투자를 앞두고 수요 점검차 갔을 수도 있고 중국 반도체 업체들과의 기술 협력을 위한 방문일 수도 있다”며 “어떤 소식이든 간에 국내 반도체 업계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고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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