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공연은 부산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지휘자 오충근 예술감독과 단원들이 부산심포니오케스트라의 새로운 도약을 선포하는 자리로 ‘25년의 역사를 바탕으로 만들어가는 새로운 25년’을 주제로 다룬다.
국내 창작음악 보급에 앞장서온 부산심포니오케스트라는 이번 정기연주회에서도 국내 창작곡으로 공연의 서문을 연다. 하순봉의 ‘오케스트라를 위한 아디아포론’으로 시작해 브루흐의 ‘바이올린 협주곡 1번 g단조 작품 26’, 브람스 ‘교향곡 1번 c단조 작품 68’을 통해 독일 고전의 서정적인 사운드를 이어간다. 하순봉의 ‘오케스트라를 위한 아디아포론’은 이 시대의 음악에서 ‘옳고 그름이 없다’는 명제가 무슨 의미를 가지는지 청중에게 되물으며, 청중들이 시간의 공백을 넘어 오케스트라의 내면으로 들어가 음악의 숨결에 빠져들게 할 것으로 보인다.
브루흐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통해서는 바이올리니스트 김주영의 악장 취임을 알린다. 탁월한 음악성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깊은 소리를 그려내어 ‘학구적인 연주자’라 불리는 김주영은 부산 출신으로 서울예고 재학 중 미국으로 건너가 인디애나 음대 학사, 줄리아드 음대 석사를 거쳐 한국인 최초로 맨해튼 음대 박사과정(바이올린 전공)을 졸업한 뒤 세계 곳곳에서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이후 새로운 음악 문화를 만들고자 하는 포부를 가지고 고향으로 돌아와 부산심포니오케스트라에 합류했다. 정열적이고 힘찬 바이올린 리듬을 통해 부산심포니오케스트라 그리고 김주영 악장의 새로운 시작을 느껴보는 것도 중요한 관전 포인트 중 하나로 꼽힌다.
공연은 브람스의 ‘교향곡 제1번’으로 마무리된다. 20년이라는 긴 세월에 걸쳐 완성된 브람스의 교향곡 1번은 베토벤 이후 발표된 교향곡 중 최고 걸작으로 꼽히는 작품으로 25년 동안 부산시민과 소통하며 신뢰를 쌓아온 부산심포니오케스트라의 역사와 맞닿아있기도 하다. 이번 공연은 음악평론가 조희창의 수준 높은 해설이 더해진다.
/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