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정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이 ‘국회 회의실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기자간담회를 연 것이 국회 내규를 위반한 게 아니냐’는 출입 기자의 질문에 “이러니 ‘기레기 (기자+쓰레기) 소리를 듣는다”고 말한 것을 두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유인태 국회 사무총장이 5일 “국회 내규 위반이 맞다”고 밝히고 홍익표 수석 대변인이 “부적절한 표현이었다”며 대신 사과했지만, 이 대변인은 “질 낮은 취재에 대한 반성 없이 사건을 부풀리며 호도하려는 것에 더욱 유감”이라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4일 국회 정론관에서 현안 브리핑을 마치고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나누는 ‘백 브리핑’ 중에 조 후보자 기자간담회가 국회 사무처 내규를 위반한 게 아니냐는 질문을 받았으나 방송이 있다며 이동했다. 기자가 재차 질문하자 “검증되지 않은 채 기사를 낸 책임은 어떻게 질 거냐”며 질문의 취지와는 다른 답을 하며 언성을 높였다. 이 대변인은 해당 기자를 향해 “(야당이) 변죽 올리는 방식에 협조하고 야당의 스피커가 되는 방식 아니냐”며 “지금 볼펜이 일제니 아니니 그런 거 집착할 때가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에 해당 기자가 “볼펜을 묻는 것이 아니다”라고 반박하자 “장소 얘기를 물을 때냐. 기자간담회가 청문회를 대신하고 말고 이야기로 그런 방식으로 취재하지 말라고 조언 드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대변인은 “자유한국당 황교안, 나경원 대표 (경찰) 출석, 그건 취재하셨느냐”며 “사소한 변두리에 있는 것들로 국민의 시선을 돌리지 말라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퇴장하는 자신의 뒷모습을 촬영하는 카메라 기자를 향해서도 “뉴스 가치가 될 게 아닌 화면을 쓰면 안 된다”고 항의하며 영상 삭제를 요구했다. 기자가 방송 일정이 끝나면 다시 답변을 해달라고 하자 이 대변인은 “이것을 왜 해야되냐. 법규 위반이 아니다. 정확히 하라”며 “내규와 지침이 있고, 그 지침에 해당하는지 아닌지를 따져보고 물으라. 지금 뉴스거리가 천지”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이 대변인은 “이러니 ‘기레기’ 소리 듣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대변인이) 예정된 방송 출연으로 취재에 응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마치 불편한 질문에 회피하는 것처럼 비쳐져서 그런 것 같다”며 “제가 대신 사과하겠다. 부적절한 표현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이 대변인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질 낮은 취재에 대한 반성 없이 사건을 부풀리며 호도하려는 것에 더욱 유감”이라며 기존의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한편 이 대변인은 ‘기레기’ 표현까지 써가며 국회 내규 위반이 아니라고 주장한 조 후보자 국회 기자 간담회와 관련해 유인태 사무총장은 5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관행과 무관하게 국회 내규 위반은 맞다”고 밝혔다. “국회 회의장에서 조국 기자간담회를 한 것이 규정 위반이냐”는 안호영 의원의 질문에 유 사무총장은 “내규에는 해당 목적에 맞지 않으면 사용하지 못하게 돼 있으니 앞으로 국회 규정을 지켜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