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20여년 만에 건설하는 원전에 두산중공업의 자회사 두산밥콕이 2,000억원 규모의 설비 공급 계약을 따냈다.
두산중공업은 영국 자회사인 두산밥콕이 영국의 ‘힝클리 포인트 C’ 원전 프로젝트 설비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5일 밝혔다. 발주처는 힝클리 포인트 C 원전 주사업자인 프랑스전력공사(EDF) 산하 ‘NNB GenCo’다. 힝클리 포인트 C 프로젝트는 영국에서 20여년 만에 새로 짓는 원자력발전소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영국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퇴역하는 발전소가 증가함에 따라 힝클리 포인트 C 프로젝트를 가동해 신규 원전을 짓기로 결정했다. 총 3,200㎿ 규모로 영국 남서부 서머셋주에 건설 중이며 2025년 완공될 예정이다. 이 원전이 완공되면 매년 600만가구가 쓸 수 있는 전력이 공급된다.
두산밥콕은 현지 기업인 알트라드사 등 4개 회사와 조인트벤처를 이뤄 1,600㎿ 원전 2기에 들어가는 기계·전기·계측·공조 설비 등을 공동 수주했다. 두산밥콕의 수주 금액은 2,000억여원 규모다.
두산밥콕은 이번 원전 건설 재개 이전 지난 1995년 건설된 ‘사이즈웰 B’ 프로젝트에 증기발생기를 공급하는 등 영국이 세계 최초 원전을 가동한 1956년부터 핵심설비 제조사로 주요 역할을 했다. 최근엔 영국 셀라필드사와 방사성 폐기물 처리를 위한 설비 공급 장기 계약을 체결했다. 영국 북서부 컴브리아주 셀라필드 원전산업단지 내 7개 원전을 해체하는 사업으로 계약 기간 20년, 사업 규모는 2조2,000억원대다. 두산밥콕은 기계 및 전기 시공 등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목진원 두산중공업 파워서비스BG장은 “오랜만에 재개된 영국 원전시장에 참여하게 돼 세계 신규 원전시장 진출을 위한 발판이 마련됐다”며 “영국에 총 15기, 8.9GW 규모의 원전이 운영되는데 관련 서비스 사업 공략에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탈원전에 국내에서 숨이 막혔던 두산중공업은 올 들어 해외 수주에서 성과를 내며 숨통을 틔우고 있다. 올 7월 미국 원전 설계 회사인 뉴스케일파워와 원자로 모듈 및 기기 공급을 위한 사업 협력 계약을 맺었다. 원자로 모듈 등 1조4,000억원 규모의 기자재를 수출할 계획이다. 앞서 5월 두산밥콕도 영국 원전 해체 사업자인 셀라필드와 20년간 2조2,000억원 규모의 방사성 폐기물 처리 설비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원전 외에 발전설비의 해외수주도 늘고 있다. 8월 독일 자회사인 두산렌체스는 체코 발전업체인 ZK 테르모켐과 발전소 환경 설비 공급 계약을 맺었다. 체코 흐발레티체 화력발전소(총 4기)에 저압 패브릭 필터를 설치하는 공사다. 패브릭 필터는 연료인 석탄을 연소시킬 때 발생하는 미세 입자를 걸러주는 장치다. 또 베트남 법인인 두산비나도 5월 베트남 물류기업제마뎁이 발주한 대형 항만 크레인 6기를 480억원에 수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