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최성해 총장 "재정지원 요청한 적 없어…曺부부 욕심이 이지경 만들었다"

[조국 청문회]

■본지, 동양대 총장 전화 인터뷰

0715A04 최성해



“조국 교수는 말이 거의 거짓말이고 선량한 얼굴로 딱 잡아떼니 개인적으로 사퇴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6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지켜본 최성해 동양대 총장은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조 후보자의 딸이 동양대에서 허위 표창장을 받았다는 논란이 커지면서 최 총장도 이슈의 중심에 서 있는 인물이 됐다. 그는 지난 4일 검찰 수사를 받고 나와 자신의 명의로 표창장을 발급해준 적이 없고, 조 후보자의 부인인 정경심 교수가 ‘총장 표창장 발급을 위임했다는 보도자료를 내달라’고 전화로 자신에게 요청한 것도 폭로했다. 조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최 총장에게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에 대해 “처의 통화 끝에 잠깐 동양대 총장과 통화한 건 맞지만 ‘송구하다’며 ‘사실대로 말해달라’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최 총장은 “(정 교수가 표창장 발급 권한을 자신에게) 위임한 걸로 보도자료를 뿌려달라고 해서 그게 가능하냐고 물으니까 조 후보자 측이 법률 고문한테 물어보니까 아무 하자가 없다고 했다”면서 “내가 성격이 그래서 그런지 회유나 압력으로 느끼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한 두 사람에만 나가는 표창장…기억 못할 리 없어

진상위 조사 끝나야 징계…檢 수사 결과 적극 참고

성향·이념 문제 삼는데 바른말하면 극우인사 되나




이날 더불어민주당이 총장 결재를 받지 않고 부속기관장의 전결로 주어지는 표창장이 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최 총장은 “한꺼번에 많이 발행해야 하는 졸업장 같은 것은 내가 총장 직인 결재를 위임할 수 있지만 다른 상들은 그렇지 않다”며 “한두 사람에게 나가는 표창장을 내가 기억하지 못할 리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표창장 총장 직인 날인은 보통 총장실에서 하지 않고 해당 부서 사무실에서 한다”면서 “그래야 결재 시간이 단축되고 직원들도 부담을 느끼지 않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또 “조 후보자의 딸이 고대생인데 상을 줬다면 동양대 표창을 줘도 괜찮은지 내가 물어봤을 것”이라며 “그런 기억이 전혀 없다”고 했다. 사실상 정 교수의 ‘셀프 표창장 발급’ 가능성에 무게를 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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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장 직인이 도용됐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동양대 진상조사위원회와 검찰 수사 결과를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동양대는 조 후보자 딸의 표창장 수상과 관련한 의혹을 조사하기 위해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5일 첫 회의를 열었다. 그는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가 끝난 뒤 징계위원회를 열어 이사회를 통과해야 정식으로 징계할 수 있다”며 “다만 검찰이 훨씬 더 전문적이니 검찰 수사 결과도 적극 참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 후보자의 아들도 동양대에서 표창장을 받았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는 조금 더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최 총장은 “2013년쯤 조 후보자의 아들이 동양대 연수 프로그램에 참여했는데 졸업자 명단에는 있는 것으로 지금까지 파악됐다”며 “내가 직접 표창장을 결재한 적은 없다”고 설명했다.

동양대 재정이 어려워 조 후보자에게 재정지원을 청탁했다 거절당하자 과장해서 이야기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그런 적이 없다”고 딱 잘라 말했다. 최 총장은 “내가 그런 말을 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는데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2년 전 정 교수가 동양대에 재직 중이니 재정지원을 부탁해도 되지 않겠느냐고 주위 사람들이 말하기는 했으나 ‘그런 소리 하지 마라. 조 후보자가 그럴 사람도 아니다’라고 단박에 말을 잘랐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보니 그러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더욱 든다”고도 했다.

보수종교단체인 한국교회언론회 이사장이라는 점 때문에 성향과 이념을 문제 삼는 데 대해 최 총장은 “바른말을 하면 극우인사가 되고 거짓말을 하면 진보인사냐”고 반문했다. 그는 “극우인사라는 소리를 듣는다고 기분이 나쁘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번 사태가 조 후보자 부부의 욕심에서 초래된 것이라고 했다. 그는 “내가 조 후보자의 딸을 몇 번 봐서 어느 정도 안다”며 “의학전문대학원에 보내기 위해 논문을 쓰게 하고, 부모 욕심에 사태를 이 지경까지 끌어왔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나 같으면 애초에 의학전문대학원에 가지 말라고 말렸을 것”이라고 했다. /한동훈·성행경기자 hooni@sedaily.com

한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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