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 인문사회과학캠퍼스 전경./서울경제DB성균관대가 2월에 첫 학기를 시작하는 것을 두고 학내 구성원들 사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학은 학생들에게 글로벌 체험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학생들은 갑작스러운 도입으로 인한 부작용을 걱정하고 있다. 미국처럼 연중무휴 문을 여는 캠퍼스를 실현하는 신호탄이 될지 주목된다.
10일 대학가에 따르면 성균관대는 오는 17일 교무회의를 열고 ‘학기제 선진화’에 대한 최종 심의에 들어갈 예정이다.
학기제 선진화란 첫 학기의 개강일을 기존 3월 첫째주에서 2월17일로 2주가량 앞당기고 여름방학을 3개월로 확대하는 것을 뜻한다. 해외 인턴십, 교환학생 등 글로벌 체험 기회를 확대해 학생들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국내에 있는 학생들을 위해 썸머세션도 다각화한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 융복합 전공수업을 개설해 전공에 상관없이 4차 산업혁명에 걸맞은 지식을 전달하는 데 집중한다. 학교는 이를 위해 지난 5일부터 학생, 교직원을 대상으로 공청회를 열었다.
이같은 안을 두고 정작 학생들은 기대보다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에서 지난 5일 기준 77%가 제도 도입에 반대한다고 응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2월 개강이 학생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큰 데 비해 부작용 등을 검토할 시간이 충분치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3학년에 재학 중인 이모씨는 “군 복무 중인 친구들의 경우 복학 시점을 다 계획하고 입대했을 텐데 갑자기 2월에 개강하게 되면 한 학기를 휴학해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2월 개강으로 겨울방학이 축소될 경우 국내 대기업의 겨울 인턴 참여에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장 2월로 개강을 앞당길 경우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게 신입생이다. 정시추가합격 일정보다 대학 개강이 먼저 진행되기 때문이다. 대학 측에서도 이 때문에 1학년과 재학생을 분리해 1학년은 기존과 동일하게 3월에 개강하는 안과 1학년 포함해 전부 2월에 개강하되 정시추가합격생에 별도로 지원해주는 안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 1학년인 정모씨는 “교양과목의 경우 재수강하는 2~4학년이 10% 정도 되는데 학사일정이 달라지면 모든 교양과목에 재수강 반과 신입생 반을 따로 개설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학생들의 우려에도 대학 본부는 실보다 득이 더 많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대학 측은 여러 차례 공청회를 통해 “벤치마킹한 포항공대에서도 초기에 우려가 많았지만 제도 시행 후 학내 구성원들의 만족도가 높아졌다”며 “학기제 선진화는 100% 학생들을 위해 만든 안이라는 점을 알아 달라”고 강조했다. 대학 본부는 3개월 인턴이 가능한 점을 기반으로 기업체에 각종 인턴 프로그램을 제안해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4차 산업혁명에 걸맞는 융복합 전공수업을 개설하고 이와 관련한 국내외 인턴십, 체험프로그램도 개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