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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생활안전 전담 '지역 특화'…내달 시범지역 6~8곳 선정

[자치경찰, 치안시스템의 대전환]
<1> 지방분권 마지막 퍼즐 - 도입 경쟁 뛰어든 지자체
서울·세종 이어 경기·대구 등
전국 17개시도 절반 이상 관심
'지역 맞춤 치안'이 최대 배점
독자적 수사권 확보 최종 목표
일각선 "무늬만 경찰" 우려도

  • 최성욱 기자
  • 2019-09-15 17:37:03
  • 사회일반
교통·생활안전 전담 '지역 특화'…내달 시범지역 6~8곳 선정
자치경찰제 도입 초안이 발표된 지난해 11월 제주자치경찰단 동부순찰대를 찾은 민갑룡 경찰청장이 제주특별자치도 소속 자치경찰관들을 격려하며 악수하고 있다./제주=연합뉴스

“자치경찰 운영 예산 중 지방자치단체 부담은 얼마나 되나요?”“시범운영지역 평가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인가요?”

지난 6월 25일 경찰청과 시도지사협의회가 공동으로 마련한 자치경찰 도입방안 설명회장. 지자체 소속 공무원들의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끊임없이 이어지면서 설명회는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겨 2시간30분 동안 이어졌다. 자치경찰제 도입으로 지난 1945년 미군정 체제에서 구축된 경찰조직체계가 74년 만에 대전환하는 만큼 지자체들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다는 것을 실감케 했다.

15일 경찰청과 대통령소속 자치분권위원회에 따르면 이르면 다음달 말께 자치경찰제 시범운영지역 선정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경찰은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에 계류 중인 경찰법·경찰공무원법 개정안이 올해 하반기 중으로 통과된다는 전제하에 법 통과 후 6개월의 준비기간을 거쳐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시범운영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회에서 자치경찰제 도입을 위한 입법 논의가 중단된 상태지만 국회 논의과정과는 별개로 도입을 희망하는 지자체 입장에서는 지역 치안과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자체적으로 준비에 들어간 상태다.

교통·생활안전 전담 '지역 특화'…내달 시범지역 6~8곳 선정

◇17개 시·도 중 절반 이상이 도입 의사=자치경찰제는 전국 17개 시도에 국가경찰의 사무와 인력을 대폭 이양하는 형태로 추진된다. 이에 따라 생활안전, 여성·청소년, 교통 등 주민생활과 밀접한 치안업무가 지자체에 주어짐과 동시에 치안력 확보라는 새로운 책임도 부여된다. 전면 도입을 앞두고 시행되는 시범운영사업에 여러 지자체가 동시에 뛰어든 상태다. 시범운영이 확정된 서울·세종·제주를 제외한 경기·인천·대구·경남 등 7~8개 지자체에서 시범운영 도입에 적극적인 의사를 밝히고 있다. 당초에는 서울과 세종·제주를 포함해 총 5개 지역에서 시범운영을 진행하기로 했지만 지자체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시범운영지역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시범운영 지역을 선정하는 평가기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평가위가 공개한 시범운영지역 선정 평가요소는 도입환경·도입계획·주민참여·지자체의 추진 의지 등이다. 무엇보다 도입계획을 통해 제시되는 지역에 특화된 치안서비스 제공 여부가 핵심으로 꼽힌다. 경찰 관계자는 “자치단체의 행정력과 자치경찰의 치안역량이 결합되면 치안서비스의 질도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지자체별로 자치경찰 운영에 대한 주민들의 의견 개진과 요구사항 반영이 활성화돼 주민의 눈높이와 지역별 특성에 맞는 맞춤형 치안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일례로 고령화 사회를 맞아 노인이 많은 지자체에서 ‘치매노인 전담 경찰관’을 신설할 수 있다. 기존 지자체 예산과 시스템에 치안서비스를 결합한 맞춤 전략으로 치매노인 의료서비스 제공과 실종예방, 수색 등 다양한 분야에서 효과를 낼 수 있다. 또 학생 인구비율이 높은 지자체는 교육기관과 연계한 학교폭력 예방 및 수사를 위한 맞춤형 설계가 가능하고, 노인교통사고가 잦은 농촌 지역에서는 노인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시책을 도입해 추진할 수 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교통·생활안전 전담 '지역 특화'…내달 시범지역 6~8곳 선정
지난 6월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시도 공무원을 대상으로 열린 ‘자치경찰제 도입방안 설명회’ 참석자들이 자치경찰제 시범운영지역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사진=경찰청

◇독자적 수사권 가진 모델이 최종 목표=국내에 도입될 자치경찰제는 국가경찰과 자치경찰이 공존하는 이원화 모델이다. 자치경찰은 주민생활안전을 비롯 교통법규 위반 단속 및 지원, 시설·행사 경비를 주요 사무로 하면서 공무집행방해, 사망·뺑소니를 제외한 대부분의 교통사고에 대한 수사 등을 담당하게 된다. 또 아동복지법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등 14개 법률에서 처벌하는 범죄도 수사하게 될 전망이다. 자치경찰이 국가경찰의 사무를 보조하는 프랑스·스페인·이탈리아보다는 권한과 범위가 더욱 확대된 형태다. 미국과 일본 등 광역형 자치경찰제를 운영 중인 국가처럼 자치경찰이 독자적 수사권을 갖지는 않지만 교통·생활안전 등 일부 사무에서는 수사권과 초동조치권까지 행사가 가능한 구조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 같은 자치경찰 사무에 대해 ‘무늬만 경찰’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자치경찰 사무가 교통, 여성·청소년 등으로 한정돼 있는 데다 국가경찰이 개입할 여지도 많아 국가경찰의 보조기관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미국 등에서 운영 중인 독자적 수사권을 확보한 연방제 수준의 자치경찰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경찰 관계자는 “당초 정부에서는 지방경찰청·경찰서까지 자치경찰로 이관하는 일원화된 모형까지 검토했으나 치안력 약화·훼손 등으로 가장 현실적인 현재 수준의 모델을 결정했다”며 “향후 시범운영을 거쳐 본격 시행된 이후 자치단체별 치안여건 및 재정 여건, 성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자치경찰 사무 및 권한 확대 여부를 검토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최성욱기자 secret@sedaily.com

*본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작성됐습니다.

특별취재팀=최성욱 팀장·서종갑 기자(일본 도쿄·나가노) 김지영·이희조 기자(프랑스 파리·리옹) 손구민 기자(미국 뉴욕) 허진 기자(제주)

취재지원 : 한국언론진흥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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