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전작권 전환 서두를 일 아니라는 지적 옳다

역대 한미연합사 부사령관(대장)들이 최근 청와대에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연기를 건의했다고 한다.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달성될 때까지 전작권 전환과 함께 한미연합사의 평택 이전도 늦추자는 것이다. 건의서 작성에는 이상훈 전 국방부 장관 등 전직 연합사 부사령관 20여명 대부분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도 16일 이 사실을 확인했다. 전직 연합사 부사령관들이 청와대에 전작권 전환 연기를 공식 요청한 것은 문재인 정부 들어 처음이다.


부사령관들은 북핵 위협이 상존하는 상황에 한미의 군사 대비 체제상 중대 변화를 추진하면 심각한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의 연합사 작전통제 체제는 지난 수십년간 위기를 성공적으로 관리한 검증된 체제이며 연합사와 국가 통수기구의 근접은 위기관리를 위한 필수요건이라는 얘기다. 역대 부사령관들이 직접 나선 것은 한반도 안보상황이 녹록지 않기 때문인 듯하다. 한반도를 둘러싼 북중러의 북방 삼각협력은 점점 더 밀착하는데 한미일의 남방 삼각협력은 징용 문제로 인한 한일 경제전쟁,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파기, 방위비 분담금 파열음 등으로 심각한 분열에 이르고 있다. 전작권 전환은 2014년 한미 안보협의회의(SCM)에서 △한반도·역내 안보환경 △전환 이후 한국군의 핵심 군사능력 △북한 핵·미사일에 대한 한국군의 필수 대응능력이라는 세 가지 조건을 갖췄을 경우 결정하기로 했다. 하지만 한 가지 요건도 갖추지 못했으며 오히려 악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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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전작권 전환 명분은 독립국으로서의 자존심인 군사주권 행사다. 그러나 작전통제권은 대부분의 연합작전에서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지휘관계로서 주권침해로 인식하는 국가는 없다. 유럽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경우 미군 대장이 최고사령관으로 평시의 신속대응부대와 유사시 회원국의 모든 부대를 지휘한다. 안보는 죽고 사는 문제로 어설픈 자존심을 내세울 사항이 아니다. 정부는 한미연합사 부사령관들의 건의를 받아들여 북핵·미사일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전작권 전환을 늦추는 게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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