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분양

올 고작 1,000가구...더 멀어진 '신혼 특공'

'송파시그니처캐슬' 147가구

'서대문파크' 64가구만 공급 등

갈수록 물량 줄어 경쟁률 높아

자산기준 등 청약요건 까다롭고

대출 규제로 자금마련도 걱정




신혼부부 특별공급 물량이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신혼부부 특별공급 물량을 2배 늘리는 등 무주택 신혼부부가 비교적 낮은 청약 경쟁을 통해 분양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물량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신혼부부 특별공급 경쟁률도 높아 당첨이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19일 본지가 금융결제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들어 9월까지 서울에서 분양된 단지 중 신혼부부 특별공급 물량은 1,013가구에 불과했다. 신혼부부 특별공급은 전용 85㎡ 이하·분양가 9억원 이하의 주택을 대상으로 전체 공급량의 20% 이내(공공주택 특별법 적용 주택은 30% 내)로 공급하도록 규정돼 있다. 분양가가 9억원이 넘는 강남권에서는 특별공급이 사실상 전무하다. 특별공급 물량의 절반(약 46.5%)가량을 차지하지만, 전체적인 공급 물량이 적어 신혼부부 전체 수요를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 치열한 신혼 특공 경쟁률 = 지난 4일 특별공급 청약을 접수한 ‘송파 시그니처 캐슬’의 경우 신혼부부에 147가구를 공급했는데 4,458명이 신청했다. 같은 날 진행된 ‘서대문 파크 푸르지오’ 또한 신혼부부 특별공급 물량으로 64가구만이 공급된 가운데 1,235개의 청약통장이 몰렸다. 당첨자 발표일이 같은 2개 단지를 동시에 청약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서울 지역의 특별공급을 노리는 신혼부부가 최소 6,000명이 넘는다.


30대인 신혼부부가 특별공급이 아닌 일반분양을 통해 아파트를 청약 받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다. 부양가족이 많고 무주택기간, 청약통장가입기간이 길수록 유리한 청약 제도 특성상 젊은 신혼부부가 주요 지역 아파트 청약 당첨을 노리기란 쉽지 않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서울 지역 분양당첨자 평균 가점은 48점이었다. 송파 시그니처캐슬의 경우 전용 59㎡의 당첨 가점 최저점이 69점에 달했다. 신혼부부 입장에서는 특별공급을 노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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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건도 까다롭고, 자금도 걱정 = 공급 물량이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요건도 까다롭다. 신혼부부 특별공급에 신청하려면 △혼인 신고일 기준 7년 이내 △소득기준 충족 △세대원 전원 무주택자 △주택청약종합저축통장 가입 등의 요건을 갖춰야 한다. 부동산·자동차 등 자산기준도 충족해야 하며 미성년자녀가 있는 신혼부부에 1순위를 부여한다. 같은 순위에서 경쟁할 경우 △해당 주택건설지역 거주 여부 △미성년 자녀 수 등을 바탕으로 선정한다.

이렇다 보니 불법도 판치고 있다. 지난 7월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은 신혼부부 특별공급 청약당첨자 가운데 청약에 필요한 임신진단서를 제출하기 위해 위장결혼을 하거나 대리 산모를 통해 진단서를 받은 사례를 적발했다고 발표했다. 청약에 당첨된 후 아이를 낙태하거나 파양한 사례도 있었다.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당첨되더라도 자금 마련이 걱정이다. 강력한 대출 규제로 인해 중도금 대출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현금력이 있는 신혼부부가 더 유리한 구조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서경펠로)는 “맞벌이 소득 조건 등 신혼부부 특별공급 문턱이 높아 웬만한 신혼부부는 특별공급을 청약하기 쉽지 않다”며 “신혼부부에 한정해 대출 규제 조건을 분양가에서 면적으로 완화하는 등 청약 문턱을 낮춰주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권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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