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썬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의심받는 전직 특수잉크 제조사 대표가 전격 구속됐다. 그가 조국 법무부 장관 가족이 투자한 사모펀드 운용사와의 관계도 의심받는 인물인 만큼 이번 구속이 조 장관 의혹 수사에도 전환점이 될지 관심이 쏠린다.
임민성 서울중앙지방법원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9일 녹원씨엔아이(전 큐브스)의 정모 전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임 부장판사는 “범행내용과 소명 정도, 피의자가 수사에 임하는 태도 등 현재까지 수사경과에 비춰 도망 내지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정 전 대표는 당초 이날 오후 3시부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는 것으로 예정돼 있었으나 스스로 구속 심사를 포기했다. 이에 따라 임 부장판사는 서류 심사만으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정 전 대표는 이른바 ‘승리 단톡방’에서 ‘경찰총장’으로 불린 윤모 총경과 유인석 전 유리홀딩스 대표 간 연결고리로 지목된 사업가다. 가수 승리 측에 윤 총경을 소개해준 인물로 꼽힌다. 지난 16일 검찰에 체포된 그는 중국 업체인 강소정현과기유한공사에 투자하는 과정에서 회삿돈 수십억 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형사3부(부장검사 박승대)는 전날인 18일 정 전 대표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버닝썬 사건에서 시작된 그에 대한 의혹은 이제 조 장관 사모펀드 수사로까지 번진 상태다. 윤 총경이 조 장관의 청와대 민정수석 시절 민정수석실 소속 행정관으로 일했기 때문이다.
윤 총경은 지난 2015년 녹원씨엔아이의 전신인 큐브스 주식을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큐브스 2대 주주는 2차전지 업체 더블유에프엠(WFM)의 전신인 교육업체 A1N이었다. WFM은 조 장관 가족이 투자한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가 인수한 회사다. 김모 WFM 대표도 큐브스 사외이사 출신이다. 김도읍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 6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조 장관과 윤 총경이 함께 찍은 사진을 공개하며 이 사진을 찍은 것이 정 전 대표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다만 이번 구속 영장은 조 장관과 무관한 혐의로만 일단 청구·발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