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다음달 2일 시작하는 국정감사에서 누구를 증인·참고인으로 부를지를 놓고 승강이를 벌이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조국 법무부 장관 부인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 등 조 장관 일가 의혹과 관련된 인물들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여기에는 정 교수는 물론 조 장관 딸에게 인턴경력증명서를 발급한 한인섭 전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장, 조 장관 딸을 논문 제1저자로 올린 장영표 단국대 교수 등이 포함됐다. 더불어민주당은 국정감사는 조국 청문회가 아니라며 정쟁용 증인 신청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버티고 있다. 더 나아가 조 장관 딸의 표창장 위조와 사모펀드 의혹 등 재판과 관련된 사안에 대해서는 절대불가라는 입장이다. 조 장관을 둘러싼 각종 의혹은 사그라지기는커녕 계속 커져 조 장관이 장관 후보로 지명된 후 거의 두 달 가까이 국민적 관심사로 떠올라 있다. 국회는 당연히 국민을 대신해 국민의 관심사에 대해 묻고 따져야 하며, 특히 교육부·금융위원회 등 정부 부처가 조 장관 의혹과 관련해 일 처리를 어떻게 했는지 살펴볼 책임과 의무가 있다. 국회는 재판과 관련된 사안이라도 당사자만 아니라면 가급적 불러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게 맞다.
기업인들에 대한 출석 요구는 여야 없이 마구잡이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매년 국정감사 때만 되면 단골로 등장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해 대기업 총수들이 어김없이 거론되고 있으며 이동통신 3사의 최고경영자를 포함해 대기업 최고경영자들의 출석에 대해서도 이미 여야 간에 합의됐거나 합의를 벌이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기업인 증인 신청은 지난 18대 국회 때 연평균 76명에서 19대 120명, 20대 126명으로 늘었다. 국감 진행에 필요하다면 누가 됐건 출석시켜 사회적으로 중요한 이슈에 대해 증언하도록 하는 게 맞다. 하지만 그보다는 단순히 국회의원들의 망신주기나 호통치기 대상이 되는 경우가 훨씬 많았다. 이번 국감부터라도 꼭 필요한 기업인만 불러 쓸데없이 시간을 빼앗지 않는 국회가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