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논객 변희재(사진)씨가 이정희 전 통합진보당 대표 부부를 ‘종북’ ‘주사파’라고 표현한 것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 파기환송심에서 변씨의 배상액이 800만원으로 결정됐다.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지난해 10월 해당 표현이 이 전 대표 부부에 대한 명예훼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으나 다시 치러진 2심에서 인격권 침해는 유효하다고 본 것이다.
서울고등법원 민사8부(설범식 부장판사)는 26일 이 전 대표 부부가 변씨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파기환송심에서 “변씨가 원고들에게 8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기존 1·2심에서 결정한 1,500만원보다 줄어든 액수다. 뉴데일리 및 소속 기자 2명, 조선일보·디지털조선일보 및 소속 기자 2명 등의 손해배상 책임도 일부 인정했다. 배상 책임이 인정된 언론사들에 판결 확정 후 7일 이내에 정정보도를 하라고 명령한 부분은 취소했다.
재판부는 “종북 관련 명예훼손으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 부분은 기각하고 모멸적 표현으로 인한 인격권 침해 손해배상 부분은 일부 인정했다”고 설명했다.
변씨는 지난 2012년 트위터에 22건의 글을 올려 이 전 대표와 남편 신재환 변호사를 두고 ‘종북 주사파’ ‘경기동부연합’이라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 부부는 이에 대해 변씨와 변씨의 말을 인용한 언론사·기자 등을 상대로 5억5,000만원 규모의 소송을 냈다.
1·2심은 변씨의 ‘종북 주사파’ 표현에 명예훼손 책임까지 인정해 배상액을 1,500만원으로 설정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30일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8(무죄) 대 5(유죄) 의견으로 해당 표현이 명예훼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이 과정에서 김소영·조희대·권순일·박상옥·이기택·김재형 등 보수정권이 임명한 대법관 6명은 예외 없이 변씨의 손을 들어줬지만, 문재인 정부가 임명한 대법관 7명 가운데 박정화·민유숙·김선수·이동원·노정희 등 5명은 반대의견을 던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