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채권

경기 침체 우려 커지자...채권금리 폭락

국고채 3년물 연 1.21%로 뚝

美지표 부진에 5년來 최대낙폭

한은 추가 금리인하 전망도 한몫




높아진 몸값 부담 등으로 반등세가 나타나던 채권금리가 4일 폭락했다. 금리 하락 폭은 5년여 만에 최대치다. 미국에서 부진한 경제지표들을 발표하자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짙어졌기 때문이다. 국내 증권가에서는 오는 10~11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추가로 기준금리를 내릴 것으로 전망하는 가운데 채권 강세장이 추세적으로 이어갈 것인지에 대해 관심이 쏠린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 1.210%에 마감했다. 전일 대비 9.3bp(1bp=0.01%포인트)나 떨어진 수준이다. 이는 글로벌 시장에서 양적완화 축소가 거론됐던 지난 2013년 7월 10bp 폭락 이후 최대 낙폭이다. 장기 채권의 금리 내림 폭은 더 크게 나타나 국고채 10년물의 경우 12.4bp가 떨어진 1.373%에 마감했다. 이 외에도 5년물, 20년물, 30년물 등 전 구간에서 금리가 큰 폭으로 떨어져 각각 1.249%, 1.371%, 1.363% 등으로 장을 끝냈다.


국고채 금리는 그간 반등하는 기세가 뚜렷했다. 올 8월까지 채권 금리가 급격하게 떨어졌지만 시장에서는 높아진 채권값의 부담이 커졌고 내년 적자채권 발행이 늘어나는 등 공급 물량이 늘어나는 점도 채권 가격을 떨어뜨렸다. 실제 9월 한 달간 국고 3년물과 10년물의 경우 각각 6.4bp, 11.2bp 금리가 튀었다. 하지만 이날 하루 만에 사실상 그간의 금리 인상분을 되돌린 셈이다.

관련기사



국내 채권 시장의 분위기를 바꾼 것은 미국에서 비롯된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다. 미국은 9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2009년 6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으며 서비스업 지표 역시 2016년 8월 이후 가장 부진한 수치를 나타내자 경기 전망이 한층 더 어두워진 것이다. 자산운용사 채권운용본부장은 “미국의 경제 사정은 상대적으로 괜찮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지만 최근 경제지표는 실제 사정은 훨씬 좋지 않다는 것”이라면서 “결국 미국보다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은 한국의 경기 전망은 더 부정적일 수밖에 없어 채권금리가 급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경기 부진으로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전망에 힘이 실리는 것도 채권 금리를 급격하게 떨어뜨렸다는 분석이다. 국내 증권가에서는 10월 또는 11월 한은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간 채권값이 다소 조정을 받자 저가 매수 수요가 높아진 것도 채권 금리를 떨어뜨렸다는 설명도 나온다.


이완기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