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내년부터 선박연료 규제...정유·해운·조선 영향 미미"

SK증권 "시장 기대 과도" 진단

강제성 없고 실제 실행 불확실

정유·조선·해운 업종의 주가상승 동력으로 주목받아온 ‘IMO 2020’ 규제가 실제 해당 업종에 미칠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IMO 2020은 유엔(UN)의 전문기구인 국제해사기구(IMO)가 전 세계 174개 회원국을 대상으로 내년부터 선박용 연료의 황 함량 비중 상한선을 현재 3.5%에서 0.5%로 강화하는 내용이다.


SK증권 손지우(에너지·화학 담당), 권순우(자동차·철강 담당), 유승우(조선·운송 담당) 연구위원은 7일 “IMO 2020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과도하다”고 진단했다. 세 연구위원은 우선 IMO가 과거 여러 차례 환경규제 시행을 연기한 사례가 있다고 지적했다. 기존 선박의 선박평형수 처리장치 기한을 2022년 9월에서 2024년 9월로 2년 연기했고 500GT(총톤수) 이하 요트에 대한 질소산화물 배출 규제는 2016년 1월에서 2021년 1월로 늦춘 것이 대표적이다. 이번 규제 역시 연기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또 IMO 규제는 법적 강제성이 없고 인도네시아 정부는 자국 선박에 IMO 2020 규제 불이행을 허용하는 등 각국 정부 및 선주들의 이행 의지가 크지 않다는 점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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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시행의 주요 기대 효과로는 △기존 선박에 스크러버(배기가스 정화장치) 장착 △기존 선박을 액화천연가스(LNG) 추진 선박으로 교체 △선박용 연료를 벙커유에서 경유(디젤)로 교체가 꼽힌다. 이에 대해 세 연구위원은 영국 해운조선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의 통계 자료를 근거로 스크러버 장착 선박 비중은 모든 선종 기준으로 올해 말 11%, 2020년 말 15%로 소폭 증가에 그치고 최근 수년간 탱커를 제외한 벌커·컨테이너선의 폐선은 거의 없었다고 지적했다. 폐선을 결정하고 새로 선박을 발주해 인도받기까지 약 2년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규제에 대한 해운업계의 별다른 대응이 없었다는 것이다. 또한 전 세계 원유 수요에서 선박이 차지하는 비중은 5% 남짓한 수준에 불과해 선박 연료를 벙커에서 경유로 대체하는 수요의 영향도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여전히 IMO 2020 규제가 관련 업종 수혜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정현 교보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글로벌 저유황유(LSFO)-고유황유(HSFO) 스프레드는 배럴당 20달러를 웃도는 급등세를 나타냈고 등유·경유 마진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IMO 효과가 본격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박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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