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소셜벤처 100개, 시장안착 시키는 게 목표"

도현명 임팩트스퀘어 대표

10년간 정부자금 안받고도

1년에 4~5곳 투자 이끌어




포이엔은 커피 찌꺼기를 이용해 숯 등 고형 연료를 만드는 이른바 ‘소셜 벤처(사회적 가치가 있는 벤처)’다. 이 기업은 지난해 5월 업계 최초로 탄소 배출권 확보에 성공했다. 그 결과 최근 국내 대기업으로부터 15억 투자도 이끌었다. 특히 친환경 콘셉트를 인정받아 미얀마에서 대규모 땅콩 숲 만드는 작업에도 참가하고 있다. 자금에 목말랐던 포이엔이 이런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데는 ‘임팩트스퀘어’의 투자가 큰 힘이 됐다. 14일 서울 성수동 임팩트스퀘어 본사에서 만난 도현명(사진) 대표는 “포이엔이 1년에 16만톤 가량 발생하는 커피 찌꺼기를 다 흡수해도 중부 발전 같은 곳에서 일주일 만에 다 사용할 수 있다”며 “포이엔의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봤고 투자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포이엔에서 보듯 임팩트스퀘어는 소셜 벤처에 투자하고 보육도 하는 업체다. 엔젤 투자자로부터 유치한 돈으로 매입한 성수동 본사 등에는 40여개의 소셜 벤처가 커가고 있다. 도 대표는 “최종 목표는 소셜 벤처 100개를 시장에 안착시키는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1개 기업이 10만 명에게 영향을 줄 수 있을 정도가 돼야 시장에 안착했다는 말을 비로소 할 수 있다”며 “임팩트스퀘어가 설립된 지 10년째인데, 이제까지 7개사 정도가 그런 사례”라고 설명했다. 도 대표의 직장 경력은 2000년대 중반 3년 반(네이버)에 불과하다. 하지만 대학 시절부터 품었던 사업에 대한 열정이 직장에서 소셜 벤처에 대한 관심과 창업으로까지 이어졌다.


임팩트스퀘어는 1년에 4~5개사 투자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이제껏 단 한 번도 정부 자금을 받지 않았을 정도로 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아왔다. 특히 올 연말에는 모태펀드 자금을 유치해 투자에 나선다. 도 대표가 투자 결정 시 중시하는 것은 대기업과의 협업모델이 가능한지 여부. 도 대표는 “국내는 아무래도 대기업에 인프라와 자원이 몰려 있다”며 “탄소배출권으로 대기업 투자를 끌어냈던 포이엔처럼 벤처라면 대기업과 비즈니스를 엮을 수 있어야 성공 가능성이 그만큼 커진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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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진출 여력도 꼼꼼히 따진다. 스마트 점자 교육 기기를 만드는 ‘오파테크’가 대표적이다. 오파테크는 해외에 점자 교육 기기가 없다는 점에 착안해 일찌감치 해외를 타깃으로 삼았고 도 대표는 이 점을 높이 샀다. 도 대표는 “이미 미국에서 제품 판매가 잘 되고 있다”며 “올 연말이나 내년 초에는 유럽에서도 성과가 날 것”이라고 소개했다.

앞으로 투자는 튼튼한 펀더멘털에도 불구하고 자금이 모자라 성장이 안 된 업체에 집중할 계획이다. 도 대표는 “1억 이하의 자금이 투입되는 창업 초기 투자 기업에는 상대적으로 투자금이 넘친다”며 “초반기를 지난 중간 단계에 있는 기업들에 자금을 대는 브릿지 투자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짤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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