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댓글살롱]씨름선수에 제모, 화장 요구?…도넘은 댓글에 '눈살'

최근 10~20대 여성 사이서 ‘씨름’ 유행

일부 선수 외모 화제…경기영상 조회 수 190만↑

‘팬심’이라는 포장 아래 성희롱 댓글 난무

최근 조회수 190만을 훌쩍 넘기며 인기를 끈 ‘15회 학산배 전국장사 씨름대회 단체전 결승 영상 캡처/유튜브 캡처최근 조회수 190만을 훌쩍 넘기며 인기를 끈 ‘15회 학산배 전국장사 씨름대회 단체전 결승 영상 캡처/유튜브 캡처



‘이 좋은 걸 할아버지들만 보고 있었다니….’

씨름 경기 영상에 달린 한 댓글이다. 젊은 층 사이에서 ‘씨름’이 인기 종목으로 떠오른 가운데 인기 선수들에 대한 ‘성 상품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뛰어난 외모와 체격 등으로 화제를 모은 선수들에 대해 성희롱적 발언이 많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각종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씨름 경기 영상이 인기를 끌고 있다. 영상 속 선수들은 경량급에 속하는 금강급(90㎏ 이하), 태백급(80㎏ 이하)의 젊은 선수들로 10~20대 여성들은 경기능력보다 뛰어난 외모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학산배 단체전 결승전 영상은 지난해 게재됐음에도 다시 인기를 얻어 15일 기준 190만을 훌쩍 넘었으며 1만 5,000개가 넘는 댓글도 달렸다.


대한씨름협회에서도 이런 관심에 발맞춰 씨름 홍보 영상에 인기 선수를 출연시키고 KBS와 씨름 관련 예능을 준비하는 등 씨름의 재부흥을 꾀하고 있다. 해당 예능은 경량급 선수를 대상으로 한 서바이벌 리얼리티 방송으로 알려졌으며 “씨름판 프로듀스 101(아이돌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을 개최해달라”는 팬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했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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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일각에서는 씨름의 재부흥과 별개로 인기 선수들을 향한 관심이 엇나갔다고 비판한다. 경기에 출전하는 선수에게 화장 등을 요구하는가 하면 상의를 탈의한 채 나오는 씨름 선수들의 신체에 대한 성희롱적 반응이 많은 네티즌 댓글이 ‘좋아요’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협회와 KBS가 씨름 관련 예능을 준비하고 있다는 매체의 보도에 한 네티즌은 “겨드랑이 제모와 틴트 정도는 부탁한다”는 다소 황당한 반응을 보였다. 이 댓글은 네티즌들의 공감을 두 번째로 많이 산 댓글이었는데 “요즘 운동선수라도 팔, 다리 등 신체 부위에 제모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댓글들이 추가로 올라오기도 했다.

유튜브에 게재된 씨름 영상의 경우 “유니폼 엉덩이에 대학 이름을 써놓은 게 흥분하게 만든다”는 댓글이 3,000개 이상의 추천을 받았다. 이외에도 “허벅지가 미래다”, “두 선수 사이에 껴있고 싶다”, “사슴 같은 연예인만 보다가 곰 같은 선수들을 본 순간 자신의 취향을 알게 됐다.” 등의 희롱하는 듯한 발언이 난무했다. 이러한 반응들은 각종 SNS에서 ‘씨름 선수들에 대한 열광적인 팬심’으로 공유되기도 했다.

씨름 관련 영상에 달린 댓글 일부 캡처/유튜브 캡처씨름 관련 영상에 달린 댓글 일부 캡처/유튜브 캡처


대한씨름협회가 KBS와 협업해 씨름 관련 예능 프로그램을 만든다는 기사에 달린 댓글. 해당 댓글들은 네티즌의 추천을 가장 많이 받은 댓글들이다./네이버 뉴스 캡처대한씨름협회가 KBS와 협업해 씨름 관련 예능 프로그램을 만든다는 기사에 달린 댓글. 해당 댓글들은 네티즌의 추천을 가장 많이 받은 댓글들이다./네이버 뉴스 캡처


신체 특정 부위를 겨냥한 성적인 발언을 두고 일부 네티즌은 불편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신체 노출이 많은 운동 종목이라 어쩔 수 없이 화제가 될 수밖에 없다”면서도 “그러나 이러한 요소를 의도적으로 부각하며 성적인 소재로 삼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만약 특정 종목의 여성 선수가 신체 라인을 강조하는 운동복을 입고 나왔는데 이에 대해 평가하면 지금쯤 여론의 질타를 받았을 것”이라며 “이들에 대한 희롱에 무감각해진 것 아니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선수에 대한 팬심이라 포장했지만 이러한 발언은 결코 팬심이 될 수 없다”며 “씨름선수에 대한 관심이 씨름에 대한 관심이 되는 것은 긍정적인 현상이지만 지금 팬들의 행동은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신현주 인턴기자 apple2609@sedaily.com

신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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