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칼럼

[김석동이 풀어내는 한민족의 기원] 고대유적 가득한 해안가엔 亞 기마민족의 성채가...

<11·끝> 오스만 제국이 400년 역사 쓴 그리스

'돌궐 후예' 오스만제국 그리스 지배

400년 지나 독립 후에도 흔적 남아

"오스만제국 건설자 '오구즈칸'은

고구려 왕가 후손" 사학자 주장도

발칸반도 지금도 분쟁지역이지만

아테네 등엔 서구문명 유산 빛나

곳곳에 사도 바울 '선교여행' 자취도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


◇그리스의 지정학=유럽대륙 남부 발칸반도는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요충지로 그리스 등 11개 나라가 있다. 이곳은 동서 로마가 분리될 당시 경계에 있어 반도 서부는 서로마제국의 가톨릭, 동부는 비잔틴제국의 정교 영향권에 있었다. 이후 오스만제국 시대에는 이슬람교가 들어오면서 종교와 민족이 뒤섞이게 되고 지금까지도 국가·민족 간 충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발칸반도와 한반도는 비슷한 역사적 배경이 있다. 아시아 기마군단이 활약했었던 유라시아대 초원의 동서 양단에 인접한 지역으로 근세사에서 강대국들의 이해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세계의 화약고’라 불렸다. 발칸은 오스트리아·오스만제국·러시아·독일·영국·프랑스 등의 이해관계가 얽혀 1·2차 세계대전을 겪었고 한반도는 미·일·청·러 등이 각축을 벌였던 무대로 2차 세계대전 이후 분단국가라는 멍에를 지게 된다. 그리고 두 곳은 20세기에 참혹한 내전을 겪고 지금도 분쟁지역으로 남아 있다.

발칸반도 남쪽에 위치한 그리스는 지중해·에게해·이오니아해로 삼면이 둘러싸여 있으며 본토와 펠로폰네소스 반도, 크레타·로도스·산토리니 등 1,400여개 섬을 합해 전체 면적이 약 13만㎢로 우리보다 약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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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는 민주정치·서양철학·과학·수학·문학 등 고대문명의 발상지로 지정학적 위치로 인해 고대 문명교류의 중심적인 역할을 해낸 곳이다. 그런데 서구문명의 상징인 이곳이 15세기 이후 400년간 아시아 기마군단 오스만제국의 영토였다. 오스만제국은 돌궐의 후예로 우리의 고대역사와도 깊은 관련이 있는 나라다. 그리스는 사도 바울의 제2차 선교여행의 중심지이기도 하다. 필자는 이번에 그리스를 두 번째 방문하는 기회를 가지게 됐다.



◇그리스 역사와 아시아 기마군단=미케네 또는 헬라 문명이라고 불리는 고대 그리스문명은 기원전 2800~2100년께 존재했다. 이후 기원전 1100년께부터 도리아인이 침입해 고대문명이 붕괴되고 암흑기가 오며 기원전 9세기 들어 도시국가가 출현한다.

BC 5세기께 그리스에서는 스파르타가 가장 큰 세력을 떨치고 있었으나 아테네가 초강대국 페르시아와의 1차 전쟁(BC 492년)에서 승리하면서 강대국으로 급부상한다. 2차 페르시아전쟁에서는 스파르타와 아테네 등 그리스 도시국가들이 연합해 싸운다. 아테네가 마라톤전투(BC 490년)에서 이겼으나 레오니다스왕이 이끈 스파르타 정예병 300명과 연합군은 테르모필레전투(BC 480년)에서 압도적인 페르시아군에 패했다. 그러나 그리스 연합군은 살라미스 해전(BC 480년)으로 승리한다. 전후 스파르타가 아테네를 견제하며 펠로폰네소스 전쟁이 일어나고 아테네는 스파르타에 패배한다. 후일 펠로폰네소스전쟁사를 쓴 투키디데스는 새로운 강대국이 부상하면 기존의 강대국과의 갈등에서 전쟁이 일어난다는 분석을 한 바 있어 이를 ‘투키디데스의 함정’이라 한다. 근간의 미중 무역전쟁에 대해 일컬어지는 말이기도 하다.

스파르타는 이어 테베로 패권이 넘어가지만 오랜 전쟁으로 피폐한 그리스는 기원전 332년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더 대왕에게 정복당한다. 이후 헬레니즘 시대를 거쳐 기원전 146년 지중해의 패권을 차지한 로마에 편입된다. 로마는 395년 동서로 분리되고 그리스는 동로마제국에 속하게 된다. 이후 1453년 오스만제국이 동로마제국을 멸망시키고 그리스 지역을 차지해 1830년까지 약 400년간 지배한다. 19세기 들어 치열한 독립투쟁을 계속한 그리스는 유럽 여러 나라의 지원을 받아 1830년 독립한다.

그리스의 지배자 오스만제국은 552년 아시아 기마군단이 세운 돌궐제국의 후예다. 돌궐제국 멸망 후 서진한 돌궐인들은 11세기에 중앙아시아와 중동 일대에서 셀주크제국을 건설했고 14세기에는 중동, 남부 유럽, 북아프리카 일대에서 오스만제국을 건설했다. 오스만제국의 선조인 돌궐에 대해 중국사서는 흉노의 별종(후예)이라 하고 터키사람들은 흉노가 자기들의 선조라고 한다. 사서에 의하면 오스만제국의 건설자이자 왕가의 시조는 ‘오구즈칸’인데 북방사학자 전원철 박사는 고대·중세 사서를 연구·종합해 오구즈칸은 고구려 왕가의 후예라는 구체적인 결과를 제시하고 있다.

◇그리스 여정=인천공항을 떠나 터키 이스탄불을 경유해 수도 아테네에 도착했다. 아테네는 찬란한 그리스문명을 꽃피운 중심지다. 먼저 아테네 전성기에 건설된 ‘높은 곳의 도시’라는 의미의 아크로폴리스를 찾았다. 1978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최초 지명 때 포함된 곳이다. 도시 방어와 정치·종교·상업·문화의 중심지였던 곳이다. 언덕 위에는 도시의 수호신 아테나를 위해 지어진 파르테논 신전이 가장 높은 곳에 자리 잡고 있다. 기원전 5세기에 15년에 걸쳐 지어졌는데 멀리서 볼 때 반듯하게 보이도록 착시현상까지 계산한 고도의 건축공학 작품이다.

언덕 아래에는 고대 아테네인들의 생활중심지이자 정치가·철학자들의 토론장이 됐던 고대 아고라, 로마 시대의 상업과 철학의 중심지였던 로만 아고라, 극장, 음악당 등 유적들과 박물관 등이 자리 잡고 있다. 아크로폴리스로 올라가는 입구 한쪽에 아레오파고스 언덕이 있는데 사도 바울이 2차 전도여행 중에 논쟁을 했던 곳이다. 이외에도 시내 곳곳에는 제우스 신전, 1895년 제1회 근대 올림픽이 개최됐던 경기장 등 수많은 유적지가 남아 있어 그리스 고대 문명을 증언하고 있다. 아테네 남동쪽으로 2시간 정도 아름다운 해안선을 따라가면 본토의 땅끝마을인 수니온곶에 다다른다. 가파른 절벽 위에 BC 5세기께 세워진 바다의 신 포세이돈 신전이 있는데 마침 시간대가 맞아 유명한 일몰을 볼 수 있었다.

코린트에 있는 사도 바울의 전도장소.


아테네에서 서쪽 80㎞ 지점에서 그리스 본토와 펠로폰네소스 반도를 연결하는 고대 무역도시 코린트를 방문했다. 깎아지른 절벽 사이로 6.4㎞ 길이의 운하가 건설돼 있다. 수많은 유적지가 남아 있는 이 도시 역시 사도 바울의 전도지이며 그가 복음을 설파했던 자리(Bema)가 남아 있다. 그는 이곳 기독교인을 격려하기 위해 신약성서 고린도전·후서를 보냈다.

델피로 가는 입구에 위치한 마을 ‘아라호바’.


이어 방문한 아테네에서 178㎞ 떨어진 델피에는 아폴로 신전 등 고대 유적지가 있다. 유적지 가는 입구 마을이 ‘아라호바’인데 드라마 ‘태양의 후예’의 촬영지이다. 이곳에서 북쪽으로 약 70여㎞를 가면 영화 ‘300’의 배경이 된 테르모필레 전투 현장이 있다. 마라톤전투의 격전지는 아테네 동북방 40㎞ 지점에 있다.

텔피에서 북쪽으로 170㎞를 달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마테오라에 당도했다. ‘공중에 떠 있다’는 뜻인 마테오라의 수도원은 우뚝 솟은 거대한 사암 바위 기둥 꼭대기에 지어진 자연과 사람의 합작품이다.

다음날 동북쪽으로 230㎞ 떨어진 그리스 제2의 도시 데살로니키로 갔다. 알렉산더 대왕의 이복동생 이름이다. 사도 바울이 전도여행을 했던 곳이고 이곳의 기독교인들에게 거룩한 교회생활을 격려하는 신약성서의 데살로니가 전·후서를 보냈다.

아리스토텔레스 광장 등 고대 유적지가 있는 카발라 해안가 위쪽에 오스만 제국이 쌓은 성채의 흔적이 보인다.


서쪽 150㎞ 지점에 있는 항구 도시 카발라로 향했다. 화이트타워, 성 드미트리 교회, 아리스토텔레스 광장 등 고대 유적지가 있으며 해안가에는 오스만제국이 세운 성채가 남아 있다. 오스만제국은 그리스를 400년간 지배했으나 유적은 별로 남아 있지 않아 유독 눈에 띄었다. 카발라는 고대에 네압볼리라고 불렸는데 사도 바울의 제2차 선교여행 때 해로를 통해 당도했던 곳이다. 카발라 북쪽 16㎞ 지점에 사도 바울이 빌립보 교회의 믿는 이들이 그리스도를 체험하도록 격려하는 신약성서의 빌립보서를 보낸 도시(지금은 ‘필리페’)가 있다. 카발라를 떠나 서쪽으로 향해 알렉산드로폴리스를 경유해 육로로 터키 국경에 다다랐다. 검문을 거친 후 다시 이스탄불로 향했다.

그리스는 바울의 제2차 선교여행지이며 이로 인해 유럽에 기독교 복음이 들어가게 됐다. 바울은 소아시아의 트로이(드로아:성서지명)에서 출발해 칼라바(네압볼리)를 거쳐 필리페(빌립보), 데살로니키(데살로니가)에서 복음을 전하고 기적을 행하나 박해를 받게 된다. 이후 베뢰아로 피신해 전도하다가 아테네(아덴)로 가 유명한 아레오바고 법정에서 철학자들과 변론하고 복음을 전한 후 코린트(고린도)로 갔다가 소아시아 에페스(에베소)를 통해 유대 땅으로 돌아간다.

그리스는 수많은 아름다운 섬들이 있어 여행자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필자는 두 번에 걸친 그리스여행에서 미코노스·산토리니·에기나 등 몇 개의 섬을 가봤는데 섬마다 아름답고 특색있는 자태를 뽐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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