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투자전략

"배당기준일 변경땐 상위법과 충돌..감사보고서도 부실 우려"

■ 상장사협의회, 상법 시행령 개정안 반대 의견서 제출

주총 전 보고서 의무화 땐 정정 불가피..혼란만 가중

임원 후보자 세부 경력 공개도 개인정보 침해 소지

"주주권 강화·지배구조개선 위해 정부 일방통행" 지적



정기주주총회 개최 시기 분산, 사외이사 독립성 제고 등을 목적으로 법무부가 마련한 상법 시행령 개정안에 대해 재계가 반대 입장을 전달했다. 상법·자본시장법 등 상위법과 상충되는 내용을 담고 있고 배당·정기주총 실무 혼란 등의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입장이다. 지분 대량보유 공시의무(5%룰)를 완화하는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에 이어 상법 시행령 개정안도 오는 11월4일 입법 예고 마감을 앞두게 되자 재계 일각에서는 정부가 주주권 강화,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기업 경영권을 옥죄는 시행령 개정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계 대표 단체 중 하나인 한국상장회사협의회(상장협)는 31일 상법 시행령 개정안에 대한 공식 의견을 법무부에 제출했다. 개정안은 정기주총 개최 시기 분산을 위해 12월 결산법인의 경우 사업연도 말로 정해져 있는 배당·의결권 기준일을 사업연도 이후로 설정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대해 상장협은 현행 상법에 근거한 배당 제도와 맞지 않고 상법 개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결산 배당 문제 때문에 정기주총 개최가 현행대로 3월 말 전까지 집중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상장협 관계자는 “결산 배당을 실시하지 않는 상장사는 배당 기준일을 늦추고 정기 주총도 5~6월에 개최하는 데 문제가 없지만 결산 배당을 실시하는 상장사가 문제”라고 설명했다.


현재는 증자·전환 청구에 따라 사업연도 내 발행된 신주와 기존 주식에 동일한 배당 권리가 주어진다. 그러나 결산 배당 기준일이 사업연도 말 이후로 늦춰지면 사업연도 말 이후부터 배당 기준일 사이에 발행된 신주에 대한 배당금 산정이 어려워지는 문제가 생긴다. 법적 근거가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상장협에 따르면 12월 결산 상장사 2,003개 중 절반 이상인 1,094개가 올해 3월 결산 배당을 실시했다. 정부가 의도하는 주총 분산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을 뒷받침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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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안에서 주주의 알 권리 확대를 위해 정기주총 소집 통지 시(개최 2주 전) 사업보고서·감사보고서 첨부를 의무화하는 조항에 대해서는 “현행 자본시장법의 사업보고서 제출기한(사업연도 말 이후 90일 이내), 외부감사법의 감사보고서 제출 기한(정기주총 개최 1주 전)을 임의로 단축시켜 상위법과 상충되고 감사 기간 단축에 따른 부실 감사도 우려된다”고 밝혔다. 또한 현재 정기주총에서 확정된 다음 공시되는 사업보고서가 주총 전 공개되면 주총에서 결정되는 재무제표, 정관 변경, 임원 선임 등 주요 내용들이 반영되지 않아 결국 정기주총 후 정정이 불가피하게 되고 시장의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감사보고서 제출 기한 1주일 단축에 대해서는 회계업계에서도 우려가 높다.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지금도 1~2월에는 감사보고서 납기를 맞추기 위해 전쟁 같은 시기를 보내는데 1주일이 더 줄어들면 걱정”이라며 “감사보고서 제출이 늦어지는 상장사도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전했다.

그밖에 개정안의 임원 후보자 세부 경력의 총회 안건 기재에 대해 상장협은 “과도한 신상 정보 공개에 따른 개인 정보 침해 소지가 있고 사실상 임원 자격 제한 요건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사외이사 임기를 현재 재직 중인 상장사에서 6년, 계열사 포함 9년으로 제한하는 조항에 대해서도 “헌법상 보장된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한하고 장기간 재직이 사외이사의 독립성에 문제가 된다는 타당한 근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또한 “업종별·기업별로 요구되는 전문성 등의 요건을 갖춘 후보군이 현실적으로 한정돼 있고 전문성을 위해 장기간 재직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고 주장했다. /박경훈·양사록기자 socool@sedaily.com

박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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