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남도에서 처음으로 퀴어문화축제 집회 신고가 접수됐다. 반대 단체의 반발이 예상되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3일 경찰에 따르면 경남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가 오는 30일 창원시청 앞 광장에서 퀴어문화축제를 열겠다고 최근 집회 신고를 마쳤다. 예상 행사 참여 인원은 3,850명으로 신고됐다. 경남퀴어문화축제조직위는 SNS를 통해 “성소수자들도 경남도민으로서 민주적이고 평등한, 다양성이 조화롭게 이루어진 경남을 만들기 위해 축제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반대 세력인 보수단체 바른가치수호경남도민연합 등도 같은 날 동일한 장소에 집회 신청을 했다. 퀴어문화축제 주최를 저지하고자 맞불 집회를 열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은 집회 참여 인원을 2만명으로 신고했다.
2000년 서울에서 처음 열린 퀴어문화축제는 2009년 대구로, 2017년 부산과 제주로, 지난해에는 인천·광주·전북 전주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경남에서는 지난 1월 경남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가 발족해 이번 달 말 처음으로 축제가 추진된다. 경찰은 “두 단체가 중복된 장소에 집회를 신청했기 때문에 조율이 필요하다”며 “정확한 장소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집회 신고와 장소 선정 과정에서부터 갈등이 시작된 만큼 축제 개최까지 순탄치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제1회 인천퀴어문화축제는 종교단체와 행사 참가자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지며 사실상 무산된 바 있다. 올해 열릴 예정이던 제3회 부산퀴어문화축제는 해운대구청의 도로점용 불허로 무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