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G2 1단계 무역합의 '美대선 핫플' 아이오와서?

트럼프, 내년 대선 '표밭 다지기'

민주당 의식 미니딜 서명 검토

習도 과거 두차례 찾아 좋은 기억

양국 중순께 서명 긍정 검토 속

1단계 합의 이뤄져도 험로 여전




미국 아이오와주는 미국 대통령선거의 풍향계로 불린다. 각 당의 대선 후보가 내년 2월3일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를 시작으로 추려지면서 구체적인 모습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아이오와를 시작으로 뉴햄프셔 코커스(2월11일),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예비선거·2월15일) 결과를 지켜보면 사실상 최종 후보를 가늠할 수 있다. 미국은 물론 전 세계의 시선이 첫 당원대회인 아이오와 코커스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의미가 있는 아이오와에서 미중 1단계 무역합의를 서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화당은 트럼프 대통령 외에는 군소 후보뿐이어서 큰 의미가 없지만 민주당 후보가 바람을 타는 것을 견제하고 러스트벨트(낙후지역)이면서 팜벨트(농업지대)인 아이오와의 표밭을 다지겠다는 의도다.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미중 1차 무역합의 서명 장소에 대해 “여러 곳을 두고 들여다보고 있다”며 “아이오와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명은 미국에서 하려고 한다”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이오와가 서명 장소로 최종 낙점되면 트럼프 대통령은 정치적으로 큰 수확을 얻게 된다. 아이오와는 펜실베이니아와 미시간·오하이오·위스콘신과 함께 2012년 대선 때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에 힘을 보탰다가 2016년 트럼프로 돌아선 러스트벨트다. 이들 지역은 내년 대선에서도 판세를 가를 핵심 지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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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와의 경우 미국 내 최대 대두 집산지이기도 하다. 트럼프 행정부로서는 이번 미중 합의 결과를 발표하기에 최적의 장소로 꼽을 수 있는 곳이다.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 구매를 약속했으며 그 규모는 400억~500억달러(46조6,800억~58조3,5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 주석도 아이오와에 대한 좋은 기억이 있다. 블룸버그는 “아이오와는 2020년 선거가 다가오면서 정치적 중요성을 갖고 있다”며 “시 주석은 1985년 허베이성 대표단과 함께 농업시찰을 위해 아이오와의 머스카틴시를 방문했고 2012년에도 왔었다”고 전했다. 2012년 방문 때 아이오와 주지사였던 테리 브랜스태드는 당시의 인연을 바탕으로 지금 주중 미국대사로 나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선호하는 곳이어서 중국에 부담이 될 수는 있지만 개인적 특별한 인연을 고려하면 시 주석이 다시 아이오와를 찾을 확률이 있다는 것이다.

물론 서명 장소가 바뀔 가능성도 있다. 앞서 미국은 알래스카나 하와이 같은 미국령을 원한 반면 중국은 마카오를 대체장소로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도 아이오와를 포함해 후보가 여러 곳이라고 설명했다.

장소 문제 등으로 팽팽한 긴장감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양국 간 협상은 어느 정도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은 “중국과의 1단계 합의는 좋은 상태”라며 “이달 중순께 서명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상무부도 성명을 통해 양국이 원칙에 대한 컨센서스(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또 지식재산권 침해에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도입해 외국인투자가와 기업을 보호하기로 했다.

다만 1단계 합의가 이뤄지더라도 남은 2~3단계 합의에 가속도가 붙을지는 미지수다. 대(對)중국 매파인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은 이날 “내가 중국의 구조적인 7대 죄악이라고 부르는 7가지 모두를 처리하기 위해서는 3단계 협상이 필요하다”며 강하게 압박했다. 반면 중국 측은 1단계 무역합의에 이르더라도 포괄적·장기적 합의는 꺼리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래리 커들로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중국과) 농업과 금융 서비스, 환율 부문의 협상이 잘 진행되고 있다”면서도 “1단계 무역합의가 끝날 때까지 관세 인상 카드는 테이블 위에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김영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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