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WHY] 청바지의 대명사 '리바이스'는 어떻게 인기를 되찾았을까?



1990년대 사람들에게 ‘국민 청바지’를 묻는다면 어떤 브랜드를 떠올릴까요. 아마도 대부분은 ‘리바이스’를 고르지 않을까요? ‘청바지의 클래식’으로 꼽히는 리바이스 501을 필두로 502, 505, 512, 517 등 세 자리 수 일련번호를 단 다양한 청바지들은 남녀노소 모두에게 인기였습니다. 특히 ‘엔지니어드진’이 발매됐던 2000년대 초는 리바이스의 최전성기로 꼽을 만합니다. 일본 배우 기무라 타쿠야가 TV 광고를 통해 멋지게 소화했던 엔지니어드진은 당시 20대 ‘인싸’들의 필수 아이템이었죠. 1853년 처음 등장해 100년이 넘도록 전 세계 청바지 업계 부동의 1위를 차지한 기업 ‘리바이스’. 하지만 이런 ‘리바이스’도 한때는 사라질 뻔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나요?



먼저 리바이스가 어떤 회사인지 알아보도록 합시다. 리바이스는 19세기 후반 리바이 스트라우스라는 청년이 만든 회사죠. 당시 광부들을 위해 텐트 천으로 데님 바지를 만들기 시작하면서 탄생했습니다. 청바지는 광부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리바이스는 1853년 미국의 의류 브랜드로 재탄생했습니다. 실제로 미국에서 리바이스는 ‘청바지의 원조’라는 수식어와 함께 100년이 훌쩍 넘도록 세계 청바지 업계의 왕좌를 지켰습니다.



하지만 1990년대 후반부터 상황은 급변했습니다. 핵심 시장인 미국에서의 실패가 뼈 아팠죠. 1996년 70억 달러로 정점을 찍었던 매출은 불과 4년 뒤인 2000년 46억 달러까지 쪼그라들었고 기업 가치 역시 같은 기간 140억 달러에서 80억 달러로 추락했습니다. 리바이스가 추락한 원인은 다른 실패한 기업들과 비슷했습니다. 고객은 변했는데 기업은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당시 미국에서는 게스, 캘빈 클라인 등 새롭게 등장한 청바지 브랜드들이 차별화된 제품으로 인기를 끌기 시작했지만 리바이스는 계속 ‘클래식’을 외치며 변화를 거부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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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클래스는 영원하다’는 말이 있듯이 리바이스의 내공은 만만치 않았습니다. 뼈 아픈 실패를 겪었던 리바이스는 2011년 부활의 신호탄을 쏘기 시작했습니다. 프록터앤드갬블(P&G)에서 28년간 근무한 브랜드 전문가 칩 버그가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오르며 오래되고 낡은 리바이스 브랜드의 이미지에 젊음을 불어넣기 시작한 것이었습니다.


리바이스는 우선 아저씨들이나 입는 튼튼한 작업복 이미지에서 탈피하기 위해 나이키 등 젊은 층이 선호하는 기업과 다양한 협업(콜라보레이션)을 시도해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스누피로 유명한 만화 피너츠의 캐릭터를 활용하기도 하고 가수 저스틴 팀버레이크와 협업한 남성 청바지 라인도 선보였습니다. 또 최근 레트로(복고) 열풍이 불면서 ‘로고’의 유행이 돌아온 것에 착안해 리바이스 로고가 적힌 다양한 상의를 출시해 인기를 끌기도 했습니다. 청바지 회사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상의에도 집중하기 시작한 것이죠. 실제 지난해 리바이스의 상의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38% 증가한 11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트렌드를 따랐지만 의류 회사의 본질도 잊지는 않았습니다. 혁신 연구소인 ‘유레카 이노베이션 랩’에 대한 투자도 늘렸는데 특히 본사에서 12시간 떨어진 터키에 있던 연구소를 2013년 본사 소재지인 샌프란시스코로 이전했습니다. 의류 분야에서 혁신은 반복적인데다 직접 만져봐야 가능하다는 사실을 되새긴 것입니다.



국내 사정도 비슷했습니다. 젊은 감각을 따라가지 못하고 뒤처지기 시작한 국내 리바이스는 사람들에게 잊히기 시작했고 적자를 거듭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는 달라졌습니다. 2015년부터 브랜드 이미지 쇄신을 꾀하는 동시에 유행을 이끄는 밀레니얼 세대와 부단하게 소통하려고 노력했죠. 예컨대 지난해 리바이스 트러커 재킷 탄생 50주년을 기념한 인플루언서 마케팅과 올해 엑소 카이와 함께 진행한 ‘LIVE IN LEVI’S‘ 캠페인은 10~20대 고객들이 리바이스와 친해지게끔 하는데 중요한 계기가 됐습니다. 또’슈프림‘, ’베트멍‘, ’조던‘ 등 핫한 스트리트 브랜드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젊은 이미지를 수혈하는 데도 성공했습니다. 덕분에 지난해 국내 리바이스의 매출은 전년 대비 8%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무려 44%가 늘었다고 합니다.

부활한 리바이스의 현재를 보고 CEO인 칩 버그는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2000년대 초 리바이스는 한 세대에 해당하는 소비자들을 잃었지만, 현재 우리의 고객은 그 어느 때보다도 젊다”

우리의 추억과 함께 했던 ’리바이스‘. 그 부활이 더욱 반가운 건 저뿐만이 아니겠죠?

/정아임인턴기자 star454941@sedaily.com
정아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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