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 지주회사들의 주가가 오랜만에 반등하는 모습이다. 올해 국내 기업들의 전망 악화로 연초 이후 약세를 보였지만 최근 자회사들에 대한 실적 개선이 이뤄지면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034730)는 지난달 이후 31.13% 급등하면서 20만4,000원이었던 주가가 26만7,500원까지 뛰었다. 삼성물산(028260) 역시 15.38% 올라 지난 8월 8만원대까지 하락했던 주가가 10만원대를 회복했다. 이외에도 LG(003550)(3.14%), 롯데지주(004990)(2.07%) 등 주요 그룹 지주사의 주가가 지난달부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초 이후 지주 업종은 뚜렷한 악재는 없었지만 모멘텀이 부재하다는 이유로 소외주로 분류됐다”며 “오랜 기간 주가가 부진했다는 점과 수급이 유리한 구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주가가 더욱 탄력적으로 반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지주회사의 주가 강세는 ‘자회사 모멘텀’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SK는 상장 이전에 신약 개발에 성공한 자회사 SK바이오팜의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렸으며 앞으로 SK실트론·SK건설 등 타 자회사의 상장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기대감은 더욱 높아졌다. 아울러 지난달 신설법인 두산(000150)퓨얼셀·두산솔루스와 분할 상장한 두산 역시 앞으로 신설법인의 가치가 재평가를 받게 되면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롯데지주 역시 올해 롯데리츠 상장을 통해 보유 자산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졌다는 점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윤 연구원은 “지주회사의 사업개편을 통한 보유자산 효율화, 지속적인 주주환원책 개선 등으로 할인율 축소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내년에는 올해의 기저 효과로 자회사들의 실적 전망치가 상향 조정되면서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따라 지주사들의 지배주주 순이익 추정치 또한 함께 높아졌다. SK는 지배주주 순이익 전망치가 올해 3·4분기 3,047억원에서 오는 2020년 1·4분기 7,030억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두산 또한 이번 3·4분기 지배주주 순손실이 493억원인 것으로 집계됐지만 4·4분기에는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