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금융가

하나銀, 베트남 1위 은행에 1조 베팅...김정태의 '2540' 본궤도

[하나, 국내은행 최대 해외 투자]

BIDV 지분 15% 인수 2대 주주로

지점·사무소 1,000곳...영업망 막강

하나금융 신남방 공략 탄력받을 듯

김정태(왼쪽 세번째)하나금융그룹 회장이 지난 11일 베트남 하노이 멜리아호텔에서 열린 BIDV지분 인수 및 외국인 전략적 투자자 지위 확보 기념행사에서 지성규(왼쪽부터)하나은행장, 판 둑 뚜 BIDV 이사회의장과 함께 성장의 의미를 담아 나무에 물을 주는 행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KEB하나은행김정태(왼쪽 세번째)하나금융그룹 회장이 지난 11일 베트남 하노이 멜리아호텔에서 열린 BIDV지분 인수 및 외국인 전략적 투자자 지위 확보 기념행사에서 지성규(왼쪽부터)하나은행장, 판 둑 뚜 BIDV 이사회의장과 함께 성장의 의미를 담아 나무에 물을 주는 행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KEB하나은행






“세계 초일류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글로벌 금융그룹이 되겠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지난 2014년 임기 반환점을 돌았을 때 ‘2540프로젝트’를 제시하며 강조한 말이다. 글로벌 사업 비중을 오는 2025년까지 40%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였다. 5년이 지나 ‘2540프로젝트’ 윤곽이 점차 드러나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베트남 자산규모 1위 은행인 국영상업은행(BIDV) 지분을 인수해 2대 주주의 지위를 획득했다. 인수비용은 1조148억원(주식 취득일 환율 기준). 하나은행은 BIDV가 발행한 신주 6억330만주를 인수해 지분 15%를 확보했다. 국내 은행 사상 최대규모의 해외 지분투자를 하나금융이 써내며 ‘2540프로젝트’에 한발 더 다가섰다는 평가다.

하나은행은 12일 베트남 하노이 현지에서 전날 ‘BIDV 지분 인수 및 외국인 전략적 투자자 지위 확보 기념행사’를 가졌다고 밝혔다. 김 회장을 비롯해 지성규 하나은행장, 판둑뚜 BIDV 이사회 의장, 박노완 주베트남 대사와 브엉딘후에 베트남 부총리, 르민홍 베트남 중앙은행 총재 등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하나은행은 리스크 관리 기법과 개인금융 관련 노하우를 BIDV에 전수해 기업금융 위주인 BIDV의 자산포트폴리오를 개선하기로 약속했다. 하나금융 관계사들과 협업해 금융비즈니스 기반 역시 확대해나가기로 했다. 김 회장은 “BIDV와 활발한 제휴를 통해 현지 기업과 베트남 진출 한국기업을 대상으로 한층 높은 수준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금융 가교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BIDV는 베트남 최대 자산규모의 은행으로 꼽힌다. 지난해 말 기준 66조3,000억원의 총자산과 순이익 3,809억원을 기록했다. 김 회장이 수차례 직접 베트남 현지를 방문해 지분 인수 작업을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 회장은 BIDV가 보유한 비은행 포트폴리오에 주목했다. 1957년 베트남건설은행으로 출발한 BIDV는 베트남 중앙은행(SBV)이 지분 95.3%를 보유한 국영상업은행으로 증권·리스·보험·자산관리회사 등 비은행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 하나은행의 지분 확보로 SBV의 지분은 81.0%로 줄어들었다.

관련기사



지분 인수를 계기로 하나은행의 베트남 영업 확대는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하나은행은 베트남 하노이·호찌민 등 2곳에 지점을 두고 한국 기업을 대상으로 주로 영업을 해왔지만 압도적인 BIDV의 영업망을 통해 베트남 영업 기반이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BIDV는 대출자산의 70% 이상이 기업대출로 관련 네트워크와 노하우를 집중적으로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BIDV는 베트남 전역에 지점과 사무소 1,000여 곳, 현금자동입출금기(ATM) 5만8,000여개 등을 보유하고 있다. BIDV도 하나은행의 지분 투자에 따른 시너지에 기대를 걸고 있다. BIDV는 소매금융과 디지털 은행 측면에서 하나은행의 강점을 흡수하겠다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이번 지분 인수는 하나금융의 신남방 진출의 결정적인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금융은 베트남 외에도 인도네시아와 인도·필리핀 등 현지 영업 역량과 수익성을 확보해나가고 있다. 인도는 2호 지점이 예비인가를 받았고 내년 하반기에는 대만에도 신규 지점을 설립할 계획이다. 특히 인수합병(M&A)을 통한 확장 전략에 집중할 것으로 전해졌다. 비은행 포트폴리오에 주목한 이번 BIDV 지분 인수와 같이 여신전문금융업, 증권업, 결제업(페이먼트) 등을 포함한 비은행업 분야 진출을 적극적으로 타진하고 있다.


송종호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