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0억 세금폭탄 맞나"...비상 걸린 시멘트업

19~21일 국회행안위 소위 열려

'톤당 1,000원' 지방세법 개정안

총선 앞두고 일사천리 통과 우려

"기업 쥐어짜 재정 메우나" 반발



강원도 영월군에 있는 쌍용양회 공장 전경./서울경제DB


한 대형 시멘트 업체의 대관 업무 담당 김 부장은 요즘 매일 국회로 출근한다. 생산 1톤당 1,000원의 세금을 물리는 ‘지방세법 일부 개정안’(이철규 자유한국당의원)을 논의하기 위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위가 19일부터 3일간 열리기 때문이다. 김 부장은 “사실 올여름께만 해도 ‘설마 다시 개정안을 추진하겠느냐’ 반신반의했다”며 “그런데 지방자치단체가 국회를 상대로 공격적인 로비에 나서면서 국정감사가 끝나자마자 관련 상임위 소위 일정이 잡혔다”고 난감해했다.

12일 시멘트업계에 그야말로 비상이 걸렸다. 건설경기 악화로 실적이 죽을 쑤는 와중에 적자가 나도 생산 1톤당 1,000원의 세금을 부과하는 내용을 담은 지방세법 일부 개정안의 통과 가능성이 높아진 탓이다.

기업들은 19~21일 국회 상임위 소위 문턱만 넘으면 상임위부터 본회의까지 일사천리로 법안이 처리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 때문에 시멘트협회를 비롯해 회원사 관계자들은 전방위적으로 상임위 소속 의원이나 보좌관들을 접촉해 개정안의 부당성을 호소하고 있는 상태. 특히 ‘제조 기반을 송두리째 무너뜨릴 수 있다’며 이 법안에 반대하는 산업통상자원부와도 힘을 합쳐 국회 통과를 저지하겠다는 의지가 결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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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지역 정치인들의 치적 쌓기와 지자체 세수 확보라는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져 법안 저지가 쉽지 않을 것이란 비관론이 힘을 얻고 있다. 한 대형 업체 임원은 “국감 이후 최문순 강원도지사, 이시종 충북도지사까지 나서 국회를 방문하면서 관련 입법작업에 속도가 붙었다”며 “지난 2015년 대법원에서도 ‘지역 주민이 시멘트 공장에 따른 환경오염으로 피해를 본다’는 인과 관계가 성립이 안 된다고 판결했음에도 이런 식으로 기업을 옥죄고 있다”고 울분을 토했다. 그는 “선거철이 되면서 여야가 따로 없다”며 “시멘트 업종이 국내 산업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크지 않다 보니 기업 입장에서는 여론에 부당성을 환기하기도 쉽지 않다”고 답답해했다.

올해 시멘트 출하량은 4,700만톤(업계 추산) 수준이 예상된다. 여기에 톤당 1,000원의 세금이 붙는다고 가정하면 470억원을 내야 한다는 뜻이다. 더구나 내년부터 질소산화물 배출 부과금 명목으로 650억원의 세금도 거둬 환경 관련 세금만 1,100억원이 넘는 셈이다. 이번 개정안이 통과되면 강원도에 공장이 있는 삼표·쌍용·한라·한일 등과 충청도에 공장이 있는 성신양회·한일·아세아 등 거의 모든 시멘트 기업이 영향을 받게 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자체들이 억지 논리로 재정 부족분을 기업을 통해 손쉽게 메우려고 한다”며 “가뜩이나 경기 악화로 연간 순익이 900억원대에서 500억원대로 크게 줄어든 시멘트 업계로서는 세금 폭탄이 결정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상훈 기자
s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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