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잇따른 불, 물대포, 최루탄…홍콩 시위 갈수록 격화 "마치 전쟁터 같았다"

11일(현지시간) 오전 시위 도중 한 참가자가 경찰이 쏜 실탄에 맞아 쓰러진 홍콩 사이완호 거리에서 경찰관들이 통행 차단선을 설치하고 있다. /홍콩=AFP연합뉴스11일(현지시간) 오전 시위 도중 한 참가자가 경찰이 쏜 실탄에 맞아 쓰러진 홍콩 사이완호 거리에서 경찰관들이 통행 차단선을 설치하고 있다. /홍콩=AFP연합뉴스



시위대가 도심 한 가운데서 불을 지르고 지하철 운행을 방해하는 등 갈수록 시위가 격화되는 모양새다.

12일(현지시간) 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홍콩 중문대학과 이공대학 등 다수의 대학 학생들이 교내 시위에 나섰다.


시위에 나선 학생들이 집무실 내 집기 등을 부수고 학교 출입구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경찰 진입을 막았다. 특히 중문대에서는 학생들이 차량과 함께 폐품 등을 쌓아놓고 불을 지르는 등 홍콩 곳곳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최루탄과 물대포 등을 동원해 강경 진압에 나섰다. 일부 경찰은 교내까지 진입해 최루탄을 발사했고 중문대 교정에 물대포를 배치하고 학생들에게 물을 뿌렸다.


격화되는 시위로 인해 홍콩 내 대부분 대학은 수업을 중단했다. 국제 학교 등 홍콩 내 상당수 초중등 학교도 임시 휴교를 선언한 상태다.



이날 저녁 홍콩 도심의 한 상점에서는 큰 화재가 발생했다. 카오룽퉁 지역의 한 쇼핑몰 안에서는 시위대가 방화하는 장면이 목격되기도 했다. 앞서 오전에는 시위대가 지하철 운행 방해 운동에 나서면서 출근길 ‘교통대란’도 일어났다.

또한 점심시간에는 금융 중심지인 센트럴 ‘랜드마크’ 빌딩 앞에서 직장인들이 중심이 된 시위대 수백 명이 모여 시위를 벌였다. 시민들은 손을 올리고 다섯 손가락을 편 채 홍콩 정부에 시위대의 5대 요구를 수용할 것을 강하게 촉구했다.

홍콩 시위대는 송환법 공식 철회, 경찰의 강경 진압에 관한 독립적 조사, 시위대 ‘폭도’ 규정 철회, 체포된 시위대의 조건 없는 석방 및 불기소, 행정장관 직선제 실시 등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정례 브리핑을 통해 “홍콩을 마비시키자고 하는 급진적인 누리꾼들의 행태는 지극히 이기적”이라며 “홍콩의 각계각층 사람들은 각자 자리를 지키고 폭력과 급진주의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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