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정당·정책

文 임기내 '北核대응력 확보' 힘든데…전작권, 조기 전환땐 안보 구멍

[창간60주년 기획-위기의 한미동맹]

<3>뜨거운 감자 전작권

北 비핵화 가능성 낮고 미사일 타격 능력 갖추지 못해

美軍 '확장 억제수단·전략 자산' 지속적 제공도 미지수

전환 강행땐 미래사·유엔사 지휘권 놓고 혼선 우려도



제19대 대통령 선출을 위한 선거전이 한창이던 지난 2017년 4월28일. 당시 문재인 후보는 ‘굳건한 한미동맹 기조 위에 전시작전통제권의 임기 내 전환을 추진하겠습니다’라는 문구가 적시된 공약집을 발간했다. 하지만 그해 5월10일 취임한 문 대통령은 그로부터 두 달 뒤인 7월19일 100대 국정과제를 발표하면서 언론에 사전배포한 자료에 적혀 있던 ‘임기 내 전환’ 문구를 ‘조속히 전환’으로 바꿨다. 이유는 ‘조기 전환’이 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달에 백악관에서 가진 정상회담의 합의 사항이라는 것이었다. 당시 양국이 발표한 공동성명에는 “양 정상은 조건에 기초한 한국군으로의 전작권 전환이 ‘조속히’ 가능하도록 동맹 차원의 협력을 지속해나가기로 결정했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전작권 전환 시점이 문 대통령 임기 내(2022년 5월까지)에서 불특정 시점으로 바뀌면서 한때 정치권에서는 문 대통령이 한발 물러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다. 그러나 현 정권 내에 전작권 전환을 마치려는 구상을 갖고 있다는 신호들이 곳곳에서 감지고 있다. 일례로 군당국은 올해 한국군의 기본운용능력(IOC) 검증을 시작으로 오는 2020년 완전운용능력(FOC) 검증, 2021년 완전임무수행능력(FMC) 검증에서 한국군이 전작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면 전작권 전환이 가능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2021년까지로 알려진 서울 용산 미군기지에 있는 한미연합군사령부의 평택 미군기지로의 이전 시점도 이 일정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일각의 분석이다. 전작권 전환이 이뤄지면 미래연합군사령부로 개편될 한미연합사를 주한미군의 본거지인 평택에 두는 것이 작전의 효율성 제고 등을 위해 유리하다는 설명이 이런 분석에 힘을 싣는다.

전작권 전환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으나 한미가 합의한 세 가지 전작권 전환 조건이 그 속도에 맞춰 충족될 수 있느냐가 문제다. 조건은 △전작권 전환 이후 한국군이 연합방위를 주도할 수 있는 핵심 군사능력 확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해 우리 군이 초기 필수 대응능력 구비, 미국은 확장 억제 수단 및 전략자산을 제공·운용 △안정적인 전작권 전환에 부합하는 한반도 및 지역 안보환경의 관리 등이다. 상당수의 전문가는 그 어느 것도 현시점은 말할 것도 없고 문 대통령 임기 내에도 충족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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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전력, 韓주도 방어 역부족=우선 북한이 2022년 5월까지 비핵화할 가능성이 낮은 상황에서 북한의 핵·미사일에 대한 한국군의 대응능력부터 취약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북한이 최근 이스칸데르급 미사일 개발·발사에 성공했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만족한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우리 군은 충분한 감시·정찰이나 타격능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한국군은 북 핵·미사일 대응을 위해 ‘전략표적타격’과 ‘한국형미사일방어(KAMD)’ ‘압도적대응(KMPR)’ 등 3축 체제를 구축하기로 했지만 완성 시점은 2026년께로 예상된다. 국방부는 5개의 정찰위성도 2023년에야 확보할 계획이다. 한미동맹에 균열이 생기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각에서 나오는 마당에 미군이 확장 억제 수단을 지속적으로 제공할지도 미지수다. 전문가들은 또 중국과 러시아의 동해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카디즈) 무단진입 등을 감안하면 안보환경도 녹록지 않다고 보고 있다.



◇文·트럼프 ‘정치적 전환’ 우려=상황이 이런데도 전작권 전환이 객관적인 검증과 평가가 아니라 정치적 판단에 따라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조기 환수’를 원하는 문 대통령과 ‘조기 이양’을 바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과 교수는 “문 대통령이 ‘임기 내에 한다’는 입장에서 한발 물러났지만 조기 환수 의지는 분명히 하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도 미국의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판단에 전작권을 한국에 넘기려 하고 있어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 채 전작권 전환이 될 수도 있다”며 “그 경우 한반도 안보 태세는 약화할 수밖에 없다”고 걱정했다.

◇유사시 지휘권 갈등 빚을수도=조건이 성숙하지 않은 상태에서 전작권 전환이 이뤄지는 것도 문제지만 실제 전환이 이뤄진 후에는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다분하다. 우선 전환 이후 전작권을 행사하게 되는 미래연합사와 정전협정 관리 임무를 맡고 있는 유엔군사령부가 유사시 지휘권을 놓고 갈등을 빚을 수 있다. 다시 말해 북한의 남침 상황을 정전협정 위반으로 간주할 경우 한국군 대장이 사령관인 미래연합사와 미군 대장(주한미군사령관)이 사령관인 유엔사가 지휘체계의 혼선을 빚을 수 있다는 뜻이다. 더욱이 일각에서는 미군이 유엔사 재활성화 프로그램을 통해 유엔사를 실질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다국적군으로 운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위기관리 범위 변경 가능성=전작권 전환 이후 미래연합사 등 양국 군이 수행해야 할 위기관리 범위가 달라질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점도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걱정거리다. 한미 군당국은 전작권 전환에 맞춰 위기사태 발생 시 양국 군의 작전 범위 및 각각의 역할을 규정하고 있는 ‘한미동맹위기관리각서’를 개정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대외비’인 이 문서에는 현재 ‘한반도 유사시’에 동맹이 위기관리에 나서도록 돼 있는데 미국 측이 한반도 유사시를 ‘한반도 및 미국의 유사시’로 변경하자는 입장을 제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그 입장이 관철될 경우 남중국해나 호르무즈해협 등에서 분쟁이 발생해도 미국 측이 한국군의 파병을 요청할 수 있는 근거가 될 것이라는 게 일각의 우려다. 이와 관련해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은 12일 “사실에 근접하지 않은 사항으로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각서가 규정하고 있는 위기관리 지역을 한반도 밖으로 확대하는 것은 완전히 부적절하다”고 일축했다. 한미 군당국은 15일 서울에서 열리는 한미 안보협의회의(SCM)에서 각서에 대해서도 논의할 예정이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이것이 사실이라면 정말 큰일”이라며 “너희도 우리 전쟁할 때 참전하라, 그렇지 않으면 동맹을 끊자는 얘기다. 이게 문재인 정부가 강조해온 ‘자주’라는 감성팔이 국방정책의 결과”라고 꼬집었다. /임지훈·하정연기자 jhlim@sedaily.com
임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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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 임지훈 기자 jh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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