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건축과도시] '황금알 낳는 거위' 배 가른 가로수길... 상생해법 찾는 가로골목

■ 신사동 가로골목

천정부지 임대료에 옛모습 자취 감춰

"콘텐츠만 좋으면 사람들 알아서 찾아"

입점 리테일 옥석가려 상권 부활 나서



신사동 가로수길 상권이 꺾이기 시작한 건 지난 2016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사태 이후다. 일명 ‘예술가의 거리’로 불리며 사람이 모이기 시작한 이곳도 다른 곳과 다름없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른 참이었다. 사드 사태가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면서 재계약마다 임대료가 배가 뛰더니 몇 년 전부터는 디자이너 편집숍이나 개인 공예품을 파는 상점은 대로변에서 자취를 감췄다. 대부분 초대형 브랜드의 플래그십 스토어로 대체됐다. 여기에 임대료 인상으로 인한 젠트리피케이션은 가로수길의 황폐화를 더욱 촉진했다.

과연 해법은 없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인사동 쌈지길(사진)의 방식을 차용해 가로수길로 들어온 가로골목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우선 이곳에서는 건물주는 나쁜 강자이고 임차인은 착취당하는 약자라는 고정관념이 없다. 건물주는 좋은 임차인이 오래 운영하는 게 좋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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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환경변화는 상생의 가능성을 더 높였다. 입지가 불리하더라도 온라인을 통해 검색한 뒤 오프라인 매장으로 찾아오는 게 요즘의 현실이다. 콘텐츠만 좋으면 사람을 끄는 게 가능해졌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쌈지길에서 여러 실험을 통해 시간에 따른 유동 인구수와 매출 추이를 분석한 결과 아무리 우량한 리테일이라도 3년이면 매출이 하락기에 접어든다는 결론을 내놓았다. 더구나 버텨낼 자본과 경험이 부족하면 내몰림은 가속화된다. 건물주가 임대료를 올리며 임차인을 바꾸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결론도 얻었다.

한편 이지스자산운용 등 가로골목 운영주체들은 입점 리테일 중 옥석을 가려 우량 콘텐츠 업체에 대해서는 투자도 진행하고 있다. 한 예로 가로골목에서 인기를 끈 요가 브랜드 만두카의 팝업 매장과 요가 스튜디오를 HP빌딩에 입점을 논의 중이다. 이철승 이지스자산운용 개발투자부문 이사는 “훌륭한 임차 고객과 인연을 만들어가는 것도 미래에 대한 투자”라며 “상권이 지속 가능하게 활성화돼야 임대인과 임차인이 서로를 착취하지 않고 오래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기자
now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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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부동산부 이재명 기자 now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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