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50대 이상 후두암 줄고 40대 이하 편도암 증가세

선동일 서울성모병원 두경부암센터장

"흡연인구 줄어 구강암 감소세

50세 미만선 구강성교 등으로

편도암 등 입인두암 환자 늘어

목소리 2주 이상 쉬어 있거나

구강·인두 점막 궤양 지속 땐

병원서 암 여부 꼭 확인해야"



“흡연인구 감소로 두경부암 중 구강암·후두암 발병률은 감소 추세지만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으로 인한 편도암 등 입인두암 발병률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선동일 서울성모병원 두경부암센터장(이비인후과 교수)은 “편도암을 포함해 목젖 뒤쪽에 생기는 입인두암 환자가 50세 미만 젊은 층을 중심으로 증가하고 있다. 성관계가 복잡하거나 구강성교 등으로 입속 점막이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HPV에 감염돼 발생하는 환자의 비중이 50~60% 수준으로 높아졌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선동일 두경부암센터장


HPV 양성 편도암은 마리화나와의 연관성도 높다. 반면 흡연·음주와의 관련성은 떨어진다. HPV 음성 편도암에 비해 3~5세 정도 젊은 연령에서 발생하고, 남자에게서 3배 많이 발생한다. 다행히 HPV 음성 편도암에 비해 수술 및 항암·방사선 치료의 반응이 좋아 생존율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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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를 피우지 않고 술도 업무상 필요할 때만 소량 마시는 44세 남성 L씨. 갑작스러운 귀·인두 통증과 목 안의 이물감 때문에 복합 감기약을 먹었지만 몇 주 동안 부은 목이 가라앉지 않았다. 동네 이비인후과를 찾았더니 “왼쪽 목 안에 뭔가 만져진다”며 큰 병원을 찾아갈 것을 권유했다. 서울성모병원을 찾은 L씨는 편도 조직검사 결과 HPV 양성 편도암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깊숙한 곳에 자리 잡은 종양을 광범위하게 절제하고 목에 수술 흔적을 남기지 않으려고 로봇 팔을 입으로 들여보내 하는 수술과 항암·방사선 치료를 받자 암세포가 소멸돼 외래진료를 받으며 추적관찰을 하고 있다.

편도암·구강암 등을 두경부암이라고 한다. 발생 부위에 따라 구강암·침샘암·설암(혀)·인두암·후두암·부비동암(코 주변의 빈 공간) 등 다양한 명칭으로 불린다. 이 중 코·입 뒤쪽에서 식도까지 공기·음식물이 지나는 통로인 인두(성인의 경우 길이 약 12㎝)에 생기는 암은 다시 코인두암, 입인두암(편도암·설도암), 후두인두암(하인두암)으로 나뉜다. 성대 뒤쪽의 후두인두는 코와 입을 통해 들어온 공기와 음식물이 각각 기도·식도로 나뉘어져 내려가는 부위다.


두경부암은 국내에서 연간 5,000명 미만 신규 발병하는 비교적 드문 암이다. 하지만 말하거나 숨 쉬고 음식을 씹거나 삼키는 기관과 얼굴 부위에 발생하는 질환의 특성상 암이 발병하면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 수술 등 치료 과정에서 목소리가 바뀔 수 있고 음식을 삼키지 못하거나 얼굴 기형을 초래할 수 있어서다.

선동일 서울성모병원 두경부암센터장(이비인후과 교수)이 편도암 환자를 수술하고 있다. /사진제공=서울성모병원


선 센터장은 “목소리가 2주 이상 쉬어 있거나 구강·인두 점막에 2주 이상 궤양·통증이 지속되면 종양 때문일 수 있으므로 반드시 이비인후과 진찰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음식물 등을 삼킬 때 목이 아픈 경우 편도선염·편도암 등이 원인일 수 있는데 편도선염은 양쪽 편도가 모두 아프고 1~2주 치료하면 좋아진다. 반면 편도암은 한쪽 편도만 유난히 커져 있다”고 했다.

편도는 촉진을 통해 딱딱해져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암이 의심되면 외래에서 국소마취하에 조직검사를 할 수 있다. 편도암은 광범위한 수술적 절제가 일반적이고 유일한 치료법이었으나 최근 HPV 양성 편도암의 경우 수술을 피하고 항암·방사선치료를 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초기 암의 경우 재건수술 없이 기능을 보존할 수 있으며 현미경을 이용한 레이저 절제술, 로봇을 이용한 기능 보존수술을 하기도 한다. 편도암이 진행되면 항암·방사선 병합요법이 권장된다.

선 센터장은 “편도암 전체를 절제할 경우 정상 발성과 호흡의 변화가 생겨 생활에 불편이 따를 수 있기 때문에, 암 병변 절제 후 발생하는 결손 부위에 팔목 피부와 혈관 등 우리 몸의 다른 부위에서 조직을 떼어내 결손부위를 재건하는 유리피판술로 기능을 되살려 삼킴·발성·미용 등 중요한 기능을 최대한 보존한다”고 했다.

가장 흔한 두경부암은 목소리를 내는 성대와 성문(성대 사이의 좁은 틈)에 발생하는 후두암이다. 주로 중등도 이상의 흡연·음주자에게 발생한다. 담배 연기에 포함된 발암물질이 편도 등의 점막을 자극해 세포 변이를 초래하고, 심한 음주는 간의 발암물질 대사를 저해해 발암 빈도를 높인다. 흡연과 음주를 같이 할 경우 암 발생에 상승작용을 한다. 쉰 목소리가 가장 중요한 증상이며 암이 어느 정도 진행되면 호흡·삼킴곤란과 천명(쌕쌕거림)이 나타난다. 증상이 뚜렷하고 조기검진이 가능해 1기에 발견하면 95% 이상이 완치 가능하다.

한달여 전부터 목 부위의 불편감으로 동네 병원에서 인후두염 치료를 받아온 80대 남성 A씨. 별 차도가 없던 중 목 안쪽에 혹이 발견돼 서울성모병원 이비인후과를 찾았다. 후두내시경으로 들여다보니 후두인두 상부에 혹이 보였다. 조직검사 결과 후두인두암이었지만 다행히 초기였다. 2시간가량 레이저를 이용한 후두 미세수술을 받고 2일 뒤 퇴원했다. 재발이나 발성 제약, 식이 제한 없이 지내면서 외래로 추적관찰을 받고 있다. 후두인두암이 진행되면 후두절제술이 불가피해져 발성에 제약을 받게 된다.
임웅재 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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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IT부 임웅재 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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