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정책

KDI "내년 2.3% 성장…기준금리 추가 인하해야"

반도체 회복세에 설비투자 8%↑

확장재정 속 민간주도 성장 강조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내년 한국경제 성장률을 2.3%로 전망했다. 지난 5월 발표한 내년 전망치(2.5%)보다는 0.2%포인트 낮췄지만 민간 영역 부진을 과소평가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올해 성장률도 2.4%에서 2.0%로 크게 하향하면서 부실 예측을 인정했는데 수정 전망치도 정부 눈치를 본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KDI는 13일 “미·중 무역갈등 같은 대외 불확실성이 급격하게 커지지 않는다면, 경기 부진이 완만하게나마 제한된 범위 내에서 개선될 것”이라며 내년 성장률 전망치로 2.3%를 제시했다. 김성태 KDI 경제전망실장은 “최근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횡보하고,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등 심리지표가 반등하고 있다”며 “우리 경제가 경기 저점 근방에 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KDI는 올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수출이 내년 4% 증가(금액 기준) 할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반도체 수요가 늘고, 신흥국 경기가 개선되면서 수출이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설비투자는 8% 늘겠지만, 건설투자는 올해와 마찬가지로 3.1% 역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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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올 4·4분기 1% 이상 성장해야 올해 2.0% 성장이 가능하다는 점, 내년에도 건설투자 부진이 지속 되고 수출 회복도 미지수라는 점에서 KDI 전망이 낙관적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LG경제연구원은 내년 성장률을 1.8%로 제시했으며 글로벌 투자은행(IB) 상당수도 내년 1%대 성장률을 전망했다. 국책연구기관인 KDI가 올 해 성장률도 2.0%로 수정해 내놨지만 기획재정부가 2% 성장률을 지키려는 의지에 동조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KDI는 통화정책과 관련해 “기준금리 추가 인하 여력이 충분하다”며 추가 완화를 주문했다. KDI는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0.7%로 예상했는데 일시적 요인을 배제하더라도 물가안정목표인 2%까지 반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정규철 KDI 연구위원은 “물가가 더 떨어지기 전에 선제적으로 통화정책을 펴야 한다”며 “장기간 저물가가 이어지면 기대인플레이션이 반등하지 못하고, 나중에는 더 떨어져 안정시키기가 더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KDI는 확장적 재정운용과 완화적 통화정책을 주문하면서도 민간 활력 회복에 정부가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장기적 관점에서 성장은 결국 민간이 주도해야 한다”면서 “경제 체질을 보다 유연한 구조로 전환해 잠재성장력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

한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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