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위기의 중남미…브릭스 정상회의서 해법 찾을까

'보호무역 반대'엔 한목소리

베네수엘라 사태 등 입장 달라

'홍콩 악재' 겹친 習 행보도 주목




최근 볼리비아와 베네수엘라 등 중남미 국가의 위기가 확산하는 가운데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정상회의가 브라질에서 막을 올린다. 미중 무역갈등과 홍콩 시위라는 대내외 난제에 부딪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번 회담을 위해 직접 브라질을 찾는 만큼 강압적 시위 진압에 따른 국제사회의 따가운 비판 여론을 잠재우고 위기를 타파할지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12일(현지시간) 브라질 국영통신 아젠시아브라질에 따르면 브릭스 통상장관들은 전날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회의를 열고 일방주의와 보호주의 무역 조치 중단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투명하고 개방적이며 자유로운 국제무역을 위한 약속을 확인한다”며 “세계무역기구(WTO)의 원칙에 근거한 다자주의를 전폭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번 통상장관 회의는 13일부터 이틀간 브라질리아에서 열리는 제11차 브릭스 정상회의에 앞서 개최됐다. 이어 열리는 브릭스 정상회의에는 개최국 브라질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포함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시 주석,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 등 정상들이 모두 참석해 통상장관 회의와 마찬가지로 일방주의·보호주의에 반대하고 다자주의를 지지하는 내용의 성명이 채택될 것으로 전망된다. 구체적으로는 과학·기술·혁신 분야와 디지털경제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한다고 앞서 브라질 외교부가 밝힌 바 있다. 현재 전 세계 인구의 약 40%를 차지하며 글로벌 경제 성장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브릭스는 협력을 강화해 영향력을 더 확대할 계획이다.

관련기사



하지만 이 같은 대외적인 공식의제 외에 이번 회의는 남미 국가에서 불거진 사태에 대한 각국 정상들의 입장과 개별 양자회담 결과 등에 더 큰 관심이 쏠리는 분위기다. 앞서 브라질은 베네수엘라 사태에 대한 브릭스의 개입을 촉구하며 정상회의 공식의제 채택을 시도하기도 했다. 베네수엘라에서는 지난해 대선 때 연임에 성공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과 불법선거를 주장하며 ‘임시 대통령’을 자처한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이 충돌하면서 ‘한 나라 두 대통령’이라는 정치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브라질은 과이도 의장을 국가원수로 인정하지만 다른 회원국들은 일제히 마두로 대통령을 합법적 국가원수로 보고 있어 브릭스 회원국들의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는 상황이다. 이밖에 지난달 부정선거 의혹이 불거지며 지난 10일 사임한 에보 모랄레스 전 볼리비아 대통령 사태도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대내외 악재와 씨름하는 시 주석이 이번 정상회의를 계기로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 해상 실크로드) 확산에 속도를 낼지도 관심사다. 12일 브라질 도착에 앞서 그리스를 방문한 시 주석은 피레우스항에 총 6억6,000만유로(약 8,487억원) 규모의 투자를 약속하는 등 일대일로 참여와 관련해 유럽에 손을 내밀고 있다. 경찰의 실탄 발사로 격화하는 홍콩 시위사태에 침묵을 지키는 가운데 시 주석이 브릭스 정상회의를 계기로 일대일로 확대에 속도를 내며 리더십 위기를 넘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또 무역전쟁 중인 미국을 겨냥해 일방주의에 반대한다는 목소리도 높일 것으로 보인다.


전희윤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