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례제도를 통해 코스닥에 입성하는 바이오 기업이 늘고 있지만 공모시장에서 이들에 대한 평가는 최근 박했다. 주식시장이 침체되면서 미래 유망 기술을 지닌 바이오 기업도 실적이 뒷받침돼야 공모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다음달 기업공개(IPO) 공모에 나서는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가 이런 흐름에 제동을 걸지 관심이 쏠린다. 글로벌 제약사에 대한 기술 수출로 일정 수준 이상의 매출을 확보한 회사이기 때문이다.
21일 서울경제와 만난 이정규(사진) 브릿지바이오 대표는 “지난 7월 베링거인겔하임에의 기술 수출로 영업 현금흐름이 흑자전환했다”고 말했다. 아직 영업이익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계약금 등을 수령함으로써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 유입이 유출보다 큰 상태라는 얘기다. 그는 “추가적으로 기술 수출 잔금이 들어오면서 내년부터 본격적인 영업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브릿지바이오는 신약 개발 바이오 벤처 기업이다. 유망한 물질만 집중 개발하는 NRDO(No Research, Development Only) 모델을 택했다. 서울대 화학과, LG생명과학과 크리스탈지노믹스 등에서 잔뼈가 굵은 이 대표는 소위 ‘될 것 같은’ 물질을 찾는다. 그중 한 물질이 ‘BBT-877’이다. 김용주 레고켐바이오 대표와 대전의 한 감자탕 집에서 송년회를 하던 도중 특발성 폐섬유증(폐암) 신약 후보물질 이야기가 나왔고, 이 물질의 가능성을 알아보고 후보물질을 사왔다.
브릿지바이오는 3년 후 이 물질을 11억유로(약 1조5,000억원)에 기술수출했다. 임상 1상 관련 연구 성공만 해도 4,500만유로(약 600억원)를 지급 받는다. 특발성 폐섬유증은 전 세계 300만명이 앓고 있는 희귀 질환인데, 업계에서는 베링거인겔하임의 폐질환 파이프라인(후보물질) 확대 차원에서 인수한 것이라 해석하고 있다. 브릿지바이오는 BBT-877 외에도 궤양성 대장염(BBT-401), 표적항암제(BBT-176) 등의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공모시장의 분위기도 좋은 편이다. 이 대표는 “투자설명회(IR)에 투자사들의 대표가 직접 나와 (브릿지바이오에 대한) 관심을 보이는 등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실적을 확보한 채 상장 절차에 나서는 바이오 기업이 많지 않았던 만큼 관심이 그만큼 커졌다는 것이다. 공모는 전량 신주 모집이다. 공모주식 수는 70만주, 희망가는 7만~8만원으로 목표 공모금액은 최대 560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