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TSMC·UMC 공장 증설…중국, 반도체 판 흔드나

중국 내 팹리스 고객 흡수 목표

반도체 생산라인 대거 늘려

中 칭화유니는 D램 강화 나서

글로벌 업체들, 물량공세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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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시스템반도체와 메모리반도체 두 부문에서 생산 확대 및 인재영입으로 오는 2025년 반도체 자급률 70% 달성을 목표로 한 ‘중국제조 2025’ 달성에 속도를 낸다. 시스템 부문에서는 인텔이나 퀄컴, 메모리 부문에서는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와의 기술격차가 상당하지만 정부 지원 등을 등에 업은 물량 공세와 막강한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시장 판도를 흔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tsmc


22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대만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TSMC와 UMC는 중국 내 팹리스(반도체 설계) 업체들의 수요 확대에 대비해 중국 현지 공장을 대규모 증설한다. TSMC는 난징에 자리한 12인치 웨이퍼 월 1만장 규모의 반도체 생산라인을 올해 말까지 1만5,000개까지 생산 가능하도록 확대한다. 해당 공장은 16나노(1㎚=10억분의1m) 기반으로 보급형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와 각종 가전기기에 들어가는 마이크로컨트롤러 등을 생산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TSMC는 또 웨이퍼 기준 생산량을 내년에는 2만개까지 확대해 중국 내 팹리스 고객을 대거 끌어들인다는 방침이다.

UMC 또한 중국 샤먼에 자리한 28~40나노 기반의 공장 생산량을 늘린다. 해당 공장은 12인치 웨이퍼 17만장 규모의 반도체를 양산 중이지만 이를 25만장까지 늘린다는 방침이다. 28~40나노는 구세대 공정인 만큼 해당 라인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중국 내수용 제품이 대부분인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의 파운드리 업체인 SMIC 또한 올 3·4분기 공장 가동률만 97%에 달하며 이 중 중국 팹리스 업체 물량이 60% 이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SMIC는 현재 주력인 14나노 핀펫(FinFET) 공정을 바탕으로 제품을 양산 중이다. 14나노급은 삼성전자나 TSMC가 양산 중인 10나노급 이하 초정밀 제품 대비 기술력은 떨어지지만 가격이 저렴하고 초미세 제품에서 나타날 수 있는 양자간섭 관련 문제가 없어 가장 선호도가 높은 제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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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중국 내 파운드리 공장 증설은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를 제외한 AP나 마이크로컨트롤러, 전력반도체(PMIC) 등 시스템 반도체 자체 조달량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화웨이는 미국의 각종 제재 속에서도 5세대(5G) 통합 AP인 ‘기린 990’을 선보이는 등 중국의 ‘시스템 반도체 굴기’ 선봉에 선 모습이다.

중국은 최근 메모리반도체 부문에서도 성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 칭화유니그룹은 최근 엘피다메모리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사카모토 유키오씨를 수석부사장 겸 일본사업 총괄로 영입했다. 엘피다메모리는 미국 마이크론에 인수된 2013년까지 D램 시장 점유율 3위를 기록했던 업체다. 칭화유니그룹은 이 같은 인재 영입과 동시에 향후 10년간 D램 생산 등을 위해 8,000억위안(약 133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며 2021년부터 D램 양산에 나설 계획이다. 이외에도 중국의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는 19나노 기반의 D램 공정 수준 향상으로 내년 월 웨이퍼 4만장 규모의 반도체를 생산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CXMT는 19나노 기반 공정으로 생산한 D램을 24시간 가동해야 하는 서버나 저전력이 중요한 모바일 기기 대비 적용이 까다롭지 않은 PC용에 우선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중국의 이 같은 반도체 굴기와 관련해 한국 등 주요 반도체 국가와 5년가량의 기술 격차를 감안하면 일견 크게 우려할 필요가 없어 보인다. 문제는 내수용 반도체 수요를 중국산 제품으로 메울 수 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가 올 3·4분기까지 중국에서 거둔 매출은 28조3,129억원이며 SK하이닉스 또한 같은 기간 9조6,30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매출이 대부분 반도체에서 발생한다는 점에서 중국이 반도체 자급률을 100%까지 끌어올리면 연간 기준 50조원 이상의 시장이 사라질 수 있는 셈이다. 반도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이 미중 무역분쟁으로 반도체 생산장비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반도체 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며 “다만 외부에서 인력을 꾸준히 수급하는데다 TSMC 등 대만 파운드리 업체들과의 협력이 강화되고 있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양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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